‘미래를 위한 물(Water for Our Future)’을 주제로 열린 제7차 대구·경북 세계물포럼이 지난 17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12일부터 경주와 대구 등지에서 열린 세계물포럼은 이날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폐회식을 끝으로 6일간 일정을 마무리했다. 폐막식엔 베네디토 브라가 세계물위원회 위원장, 이정무 대구경북세계물포럼조직위원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최양식 경주시장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물포럼에서는 주제별·정치적·지역별·과학기술 등 4개 과정 400여개 세션이 열렸다. 9개국 정상과 80명의 장·차관, 국제기구 대표, 자치단체장, 국회의원, 글로벌 물기업 대표, 물 전문가 등 168개국에서 3만여명이 참석했다. 역대 세계물포럼 중 가장 큰 규모다. 각국은 이번 물포럼에서 물 문제 해법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고 국제사회의 협력을 강화하자는데 합의했다. 지난 13일 경주에서 열린 장관급 회의에는 세계 100여개국 각료급 인사들이 참석해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제7차 세계물포럼 각료선언문’을 채택했다. 이어 14일 지방정부과정 회의에서는 지방정부의 실질적 실천 강화를 위한 ‘지속가능한 대구·경북 물 행동 전략’을 채택했다. 15일 열린 국회의원과정 회의에서는 물과 위생에 대한 권리 신장, 물 관리 향상 등을 요구하는 ‘국회의원 선언문’도 채택했다. 이 같이 물포럼 기간 동안 논의된 결과를 바탕으로 모두를 위한 물 안보, 개발과 번영, 지속가능성을 위한 물, 실현가능한 이행 메커니즘 구축 등을 서약하는 ‘대구·경북 실행확약’을 발표했다. 유네스코·K-water 등 물 분야를 대표하는 국내외 20개 기관이 포럼 논의결과에 대한 실행 로드맵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 이번 세계물포럼 핵심가치인 실행을 반영한 결과다. 특히 논의된 방안들이 실질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실행 로드맵도 나왔다. 이행 경과를 모니터링하는 ‘액션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고, 이를 우리나라와 세계물위원회 공동관리 아래 제8차 세계물포럼 개최 때까지 운영한다. 이번 물 포럼에서 표출된 논의결과와 실행방안에 대한 이행 여부가 지속적으로 검토돼 차기 대회인 2018년 브라질 세계 물 포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환송사에서 "포럼 성과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콘퍼런스와 산업전시를 하는 `대구경북 국제물주간 행사`를 세계 행사로 만들겠다"며 "대구에 조성하는 국가 물산업 클러스터에 세계적 기업과 연구기관을 참여토록 해 아시아 물산업 허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개최지 대구와 경북은 물포럼을 통해 ‘물 산업 중심도시’로 도약할 발판을 구축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앞으로 긴밀하게 협력해 지역 기업들이 국내외 물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베네디토 브라가 세계물위원회 위원장은 “제7차 세계물포럼은 전 세계 물 커뮤니티 지도자들이 정치적 실행을 촉구하고 논의하는 자리였다”며 “포럼기간 중 논의한 이행 약속은 올 하반기 뉴욕에서 물에 대한 지속가능 발전목표를 채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우리가 당면한 물은 지구촌 공동체 문제다”며 “더구나 글로벌기업 등이 각종 물 관련 기술을 선보임으로써 이번 물포럼 내용이 더욱 알찼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토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 국제행사로 약 2600억원의 경제적 편익과 25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냈다. 또한 물 관련 정책 마련과 더불어 국내 물 기업인들에게 기술도약과 해외 진출의 계기를 마련한 포럼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제회의 첫 선 ‘하이코’ 행사 성공 핵심 역할 국제회의에서 첫 선을 보인 경주 화백컨벤션센터(하이코)가 세계물포럼 성공에 큰 역할과 함께 경주의 이미지를 제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경북에 대형 국제행사를 치를만한 컨벤션센터가 없었다. 그러나 지난 3월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최첨단 회의중심형 컨벤션센터인 하이코가 개관하면서 국제회의 개최가 가능하게 됐다. 하이코는 지하 1층·지상 4층에 연면적이 3만1336여㎡로 3500석 규모의 대회의실, 12개 중·소 회의실(700석), 실내외 전시장 6200㎡ 등을 갖춰 각종 국제회의와 학회, 세미나, 전시·공연이 모두 가능하다. 천년고도 신라를 녹여낸 하이코의 외곽 천마도와 내부 성덕대왕신종 비천상 문양을 활용한 회의실 등으로 경주의 역사를 담고 있다. 세계물포럼 기간 하이코에서는 정치적 과정과 지역별 과정, 시민포럼이 열렸다. 정치적 과정은 장관급, 국회의원, 지방정부 등 3개 회의로 나눠 30개 세션이, 지역별 과정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 7개 지역별로 27개 세션이 열렸다. 시민포럼에서도 시민, 시민단체 등이 물과 여성, 물과 인권, 세계 어린이 물포럼, 대학생 물 의회 등이 진행됐다. 경주에는 물포럼 기간에 세계 각국에서 정부 관계자, 물 전문가와 일반인을 포함해 1만여명 이상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첨단 시설과 천년고도 경주를 상징하는 건물 등으로 세계 각국에서 물포럼에 참가한 외국인들에게 국제회의도시로서의 위상을 제고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내 대표 물 처리 기술 ‘워터투어’ 성황 경주시가 세계물포럼을 대비해 준비했던 선진 물처리 기술 ‘워터투어’가 친환경 물관리 시스템으로 주목받았다. 국회의원 과정, 지방정부과정 세션 등의 투어프로그램으로 12일부터 운영한 워터투어에는 외국인 600여명이 참가했다. 특히 경주시 에코물센터의 ‘하수급속처리공법(HGJ-R 공법)’은 전 세계 물 전문가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 공법은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물관련 전시회에서도 경주시와 한화S&C의 공동부스를 통해 소개됐는데 1200여명의 전문가들의 관심과 눈길을 끌었다. ‘HGJ-R’은 지자체 최초로 시가 연구개발한 하수처리 특허공법으로 현재 상용화를 위해 ㈜한화S&C와 작년 12월 기술 이전 협약을 맺었다. 이 공법의 특징은 강우시 기존 12시간 하수처리 시간을 15분 안에 정화처리 하는 시스템으로 국내 언론은 물론 베네수엘라 공영방송 특집으로 보도됐다. ◆지역 주민·대학 민간외교 역할 ‘톡톡’ 하이코에서 개최된 세계물포럼 현장에는 자원봉사자와 전문요원 300여명이 성공적인 행사 진행을 위해 땀을 흘렸다. 대구·경북을 합해 6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민간 외교관을 자처하며 경주를 홍보하는데 주력했다. 지역대학생들의 물포럼에 대한 관심과 협력도 큰 힘이 됐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학생들과 위덕대 학생 200명이 자원봉사자와 통역, 안내 등의 분야에서 전문요원으로 나서 물 포럼 성공개최에 일조했다. 대학 관계자는 “지역에서 열리는 국제적인 행사에 도움을 주고, 학생들에게는 국제적 감각과 물에 대한 소중함, 봉사활동을 하는 보람 등의 좋은 경험을 심어주기 위해 협력하게 됐다”고 밝혔다. 동국대 재학 중인 김나영 학생은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동하는 것이 꿈인데, 이번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 경주여고 2학년생 17명도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2015 세계 어린이 물포럼’ 행사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물의 도시’ 경주 이미지 제고 경주시가 지난 16일 개최도시 특별세션으로 개최한 ‘신라우물과 문화’도 물 전문가들의 이목을 끌었다. 최양식 시장의 기조연설에 이어 김남일 부시장이 ‘천년 전 신라와 현재 경주시의 물 관리’란 주제발표에서 신라는 물과 함께 시작된 나라로 신라 건국 설화인 나정과 알영정 등을 예로 들며 당시의 계획도시, 체계적 상수도 관리 등에 대해 설명했다. 또 현재의 시의 물관리 실태에 대해 맑은 물 연구실의 하수급속 신기술에 대해 언급하고 시의 주요 3개 하천(북천, 충효천, 신평제)의 수생태계 복원과 친수공간 조성 등 친환경 하천개발사업 등을 강조했다. 특히 경주와 포항의 생명의 젖줄인 ‘형산강 프로젝트’의 자전거길, 뱃길, 역사문화벨트 등 양 도시 간 상생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브리핑은 참가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외에도 물포럼을 위해 경주를 방문하는 포럼 참가자들에게 ‘물’을 주제로 다채로운 문화관광 프로그램을 제공해 인기를 끌었다. 포럼 참가자들과 동반자 투어 등을 통해 석굴암과 불국사를 비롯한 양동마을 등 세계문화유산과 더불어 물과 연계한 코스인 동궁과 월지 등 맞춤형 관광투어 코스를 개발해 행사기간 중 경주를 적극 홍보했다. 다양한 과정이 개최되는 물포럼 본 무대인 하이코 메인 로비에서는 경주와 경북의 관광명소를 안내하는 부스뿐만 아니라 경주 첨성대, 불국사 등 멋진 화보 엽서에 마음을 담아 우편을 보내주는 이벤트, 전통놀이, 문화 등을 시연하는 포토존 코너 등이 인기를 끌었다. 최양식 시장은 “경주에서의 물포럼 개최를 계기로 경주가 물 산업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역사·문화자원을 바탕으로 대규모 국제회의에 첫 선을 보인 하이코를 결합해 세계 중심의 마이스 산업도시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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