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왕궁을 복원하는 사업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회복하는 일이다. 현존했던 신라의 모습을 가상이지만 재현하는 것은 서라벌을 가시화하고 가상 복원작업으로 역사 인식을 제고하는 것은 물론, 신라 문명을 재조명하는 것이다. 지난 8일 시청 대회의실에서는 천년고도 디지털 복원 보고회(제1차년도)가 열려 관계공무원과 전문가들이 모여 의견을 나눴다. 신라는 8세기경 최고 번성기에 인구 100만명이 넘는 초대형 고대도시였다. 신라왕경의 최대영역으로 추정되는 당시 17만 8936호(戶), 1360방, 55리와 35채의 금입택이 있었던 서라벌은 장안(중국), 콘스탄티노플(동로마) 바그다드(이라크)와 함께 세계 4대 고대 도시로 손꼽혔다. 최근 경주시 모량지구에 거대한 고대 도시의 흔적이 추가로 발굴되고 있어 서라벌 1360방이 결코 과장이 아닌 진실임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경주시민이기도 한 (주)제로온 고영관 대표가 주축이 돼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기술이 복합된 형태의 디지털 3차원으로 화려했던 당시 신라를 복원해내고 있다. 고 대표는 천년고도디지털복원에 있어 천년전 서라벌을 3D 영상으로 재현해 반월성 동편입구 신라왕궁영상관에서 관광객과 시민에게 가상 신라를 체험하게 하고 있다. 이미 누적 관광객 40만을 기록해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3차원 디지털 복원은 당시의 수도 서라벌 전체를 가상투어가 가능한 시스템으로 구축해 연구, 교육, 관광문화 산업의 복합 콘텐츠로 활용하게 한다는 것이 우선 목적이다. 고영관 대표는 “신라왕경 실물 복원에 앞서 복원 시뮬레이션을 시행해 복원에 소요되는 물리적 경비와 시간을 절감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디지털 복원은 가상공간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과 저렴한 비용으로 복원이 가능하며 새로운 고증이 나올때마다 수정 보완 작업이 용이하다. 또 유지 관리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최근 크게 주목받고 있다”고 브리핑 했다. 또 인터렉티브 기술은 3차원 시각적 가상현실에 물리적인 감각을 더해 좀 더 현실성을 높이는 기법으로 보다 더 강화된 VR기술(Virtual Reality)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초고화질 영상제작 기술과 맞물리면서 현실세계와 가상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거액의 예산이 장기간에 걸쳐 투입되는 역사적 국책사업을 시작함에 있어 경주시민들 조차 아직 이 사업에 대한 인지가 부족한 상황임을 고려한다면 단기간에 서라벌 1360방에 대한 디지털 복원이 완성되면 비록 가상공간이기는 하지만 정교하고 화려한 천년고도가 가시화됨으로써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 신라문화융성과 관계자는 “시 또한 그간 부단한 고증노력에도 아직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천 여년 전의 고대 건축물 실물 복원이라는 대과제 앞에서 사전 디지털 복원과정을 거치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라며 해외의 경우도 고대 로마 제국, 중국 대명궁, 일본 평성궁,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등의 사례들이 있다”고 했다. 이 복원으로 유적 복원 시뮬레이션 및 문화재 학술연구, 문화재 디지털 영상기록 영구 보존, 영화 제작, 사극 제작 등의 무대로 활용, 고대 도시를 무대로 하는 영상 게임개발, 경주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관광 홍보물 제작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콘텐츠 유료화로 시 수입도 창출된다. 이를 위해 현재 천년고도 디지털 복원 제1차년도 사업인 서라벌 1360방과 고대 도시구조에 대한 고증작업, 고증에 따른 3D지도 제작 및 지형 모델링 작업 등이 추진 중에 있다. 그러나 서라벌 1360방 전체 왕경 3차원 정밀 모델링 작업인 제 2차년도 사업은 현재 중단 상태다. 앞으로 기 제작된 왕경 지역 외에 향후 가상 환경을 이용한 각종 스토리 영상제작, 가상현실내의 역사적 인물 캐릭터 구현 등 제3, 4차년도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 계림문화재 연구원 남시진 원장의 사회로 최양식 시장, 국립경주문화재 연구소 심영섭 소장, 김규호 경주대 교수, 이채경 학예사, 한순희 시의원, 김항대 시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디지털복원계획 발표 후 토론회가 열렸다. 복원에서 미래적 장기적 시각 동반, 아카이브 구축시 분류 체계 갖추기, 스토리텔링 기반, 1360방 범위에 대해 기본적으로 신라 6부와 연관시킬 것 등을 요구했다. 이에 고 대표는 제안한 사업들은 제 4차 사업까지 진행되면 모두 수용 가능한 사업이나 현재는 1차 사업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김항대 시의원은 이 사업의 예산 삭감된 부분을 언급하면서 “사전에 설명이 없어서 삭감한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는 이 사업에 대해 긴밀히 상의해서 이번 보고회를 좋은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고 했다. 이에 한순희 시의원도 기본적인 입장을 같이하면서 “디지털복원은 활용면에서도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를 보여줄 수 있는 장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최 시장은 “우리가 가진 지식은 매우 불투명하고 불안정하다. 디지털 복원은 역사적 지식에 상상을 입혀야만 이 시대에 재현될 수 있다. 밝혀진 것은 밝혀진 대로 밝혀지지 않은 것은 상상을 통해 메꿔가는 작업이다. 디지털로라도 가상의 세계를 복원하고 ,유물을 확인하면 다시 수정하면 되는 것으로 안다. 이 사업은 우리가 상상하는 역사를 공유하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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