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북도가 신 미래전략과제로 포항과 경주가 상생 발전하는 형산강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언론에 보도되었다.
경북도는 포항과 경주의 공동 발전권역인 형산강 권역을 환동해 경북 신이니셔티브 전초기지로 개발하고, 형산강이 보유한 각종 자원을 활용해 포항·경주 상생발전의 모멘텀과 창조 모델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경북도와 포항시, 경주시는 형산강 프로젝트 전담부서를 구성해 7대 전략과제(안), 30여 개 단위사업(안)으로 추진체계를 구축하고, 앞으로 마스터플랜 수립과 핵심 선도 사업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 한다.
이와 같은 뉴스는 박근혜 정부가 개방 소통 공유 협력의 국정 이념을 주창한 이후로 바야흐로 지방에서도 협치 또는 협동 거버넌스가 본격적으로 구성되기 시작된 것 같아 이러한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반가운 뉴스였다.
그럼에도 협력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우리나라 정부 기관들이 과연 협력적 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고 소기의 성과를 낼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형산강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 고려되어야 할 요인에 대해서 살펴보자.
첫째, 협치 또는 협력 거버넌스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라 결국 리더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경북도, 포항시 그리고 경주시의 상생적인 리더십이 어떻게 발휘될지 관심 사항이다. 본 연구자의 연구 결과로는 우리나라에서 오히려 민의 리더십이 주도적일 때 협력 거버넌스가 성공적인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둘째, 협력 협의체의 구성원들의 합법성과 정통성에 관한 문제이다. 지역사회의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협의체의 구성원들은 지역사회에서 존망과 정통성을 인정받은 사람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존경을 받지 못하는 인사가 참여하였거나 또는 정통성 있는 주요한 이해 관계자가 빠졌다면 그만큼 협의체의 권위는 낮아지게 마련이다.
셋째, 협력 협의체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참여를 전제로 한다. 특히 성공적 협력 사업에는 다양하고 풍부한 자원의 동원을 필요로 한다. 지역 사회의 대학만이 아니라 다양하고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 시민, 기업, 사회 시민단체들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넷째, 협력 협의체가 민주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참여자들의 권력의 비대칭이 지나치게 크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협치 또는 협력적 거버넌스가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특정 기관 또는 개인이 지나치게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으면 진정한 협력적 거버넌스가 작동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경북도가 이해 관계자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그리고 너무 관 주도로 추진될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바이다.
다섯째, 협력 과정은 신뢰 형성을 전제로 한다. 참여자간에 신뢰가 부족하다면 그만큼 성공적인 협력을 어렵다고 보아야 한다.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는 이유이다. 특히 관과 민이 협력하는 경우에 관에 대한 민의 신뢰가 매우 중요한데 우리나라의 경험으로는 매우 지난한 과제라 하겠다.
마지막으로, 이해 관계자들이 협력과정에 적극적인 참여를 하기 위해서는 참여로 인한 이익이 기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익이 기대되지 않을 때 대부분의 참여자는 형식적으로 참여하거나 결국에는 참여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협의체를 이끄는 리더는 강제적인 또는 무조건적인 참여를 강제하기 보다는 참여자들에게 어떤 이익과 혜택이 돌아갈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이나 관료들이 주도하여 추진하는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위에서 제시한 요인들 이외에도 너무 많은 제한 요소들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4년의 임기로 채워진 정부 단체장들에게 백년대계를 기대할 수 있을까? 정신 차리고 경계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