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와 요미우리신문 서부본사가 공동주최하고 경주시체육회가 주관한 ‘제24회 경주벚꽃마라톤대회’가 지난 4일 1만5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보문단지와 시내일원에서 만개한 벚꽃이 눈처럼 휘날리는 길을 참가자들이 ‘눈으로 보고 다리로 느끼는 경주’를 만끽하며 힘찬 레이스를 펼쳤다.
24회를 맞이하는 이번 대회는 내국인 1만3629명, 31개국 외국인 1585명 등 모두 1만5214명이 참가했다. 지난해에 비해 1000여명 이상이 늘어 명실상부한 국제대회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대회를 위해 경주시육상경기연맹 회원 30여명이 경기진행을 맡았고, 경주시육상연합회 회원 30여명은 페이스메이커로 참가해 선수들이 완주할 수 있도록 완급조절을 해줬다. 또한 참가자들의 안전사고예방을 위해 교통통제와 의료진, 소방관, 자원봉사자들이 곳곳에 배치돼 큰 사고 없이 진행됐다.
이번 대회에서는 ▶풀코스 남자 마에다요스케(2시간35분04초, 일본) ▶풀코스 여자 김애양(3시간7분37초) ▶하프남자 장성연(1시간12분11초) ▶하프 여자 류승화(1시간24분14초) ▶10km 남자 가와무라요시히토(33분31초, 일본) ▶10km 여자 이민주(33분24초) 선수가 1위를 차지하면서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행사장 이모저모
이날 행사장에는 참가자들과 관객들을 위해 많은 볼거리와 먹거리로 풍성한 축제가 됐다. 50사단에서는 군악대와 의장대·비보이 공연, 안보콘서트, 서바이벌체험, 헌병바이크 체험 등을 진행했다.
특히 서바이벌과 헌병바이크 체험은 남녀노소 할 것없이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또한 경주시 여성예비군소대에서는 ‘추억의 먹거리’부스를 마련해 준비해온 주먹밥을 참가자들과 관객들에게 나눠줬다. 한국수력원자력(주)은 잔치국수 1만 그릇을 무료로 제공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한수원 관계자는 “많은 분들이 따듯한 잔치국수 드시고 즐겁게 행사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북 사랑의열매 나눔봉사단(경주시단장 곽명혜)도 행사장내에 ‘사랑의 열매 퍼즐 맞추기’를 준비해 참가자들이 퍼즐도 맞추고 상품도 받아가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주차공간 부족 등은 여전한 골칫거리
이번 대회는 많은 참가자들이 참가해 성황리에 치러졌지만 행사 진행에서 일부 문제점도 제기됐다. 주차공간이 부족해 참가자를 비롯해 대회 운영 측까지도 큰 불편을 겪었다. 참가자들로 붐빌 것이 충분히 예견됐음에도 주최측이 준비한 주차장소가 턱없이 부족했다는 것. 이 때문에 차량들이 불국사와 감포 진입로까지 불법주차가 되는 상황도 연출됐다.
또 대회 참가자들에게 제공하는 칩을 반납하는 곳에서의 질서유지도 문제점으로 남겼다. 참가자들이 완주 후 칩을 반납하는 장소가 너무 부족하고 질서 없는 대기줄로 인해 이동이 어렵고,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가해 주차에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며 “앞으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아름다운 경주 제대로 느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국내·외 참가자들은 만개한 벚꽃과 함께 힘찬 레이스를 펼치게 된 소감을 제각각 밝혔다.
대회 풀코스 남자 우승자인 마에다요스케 씨는 “아름다운 경주를 제대로 느끼고 간다”며 “또다시 벚꽃이 피고 대회가 열리면 참가하겠다”고 대회 소감을 피력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참가한다는 대구의 박태우(37)·박준서(5) 부자는 “아들과 함께 5km 코스를 참가했는데 힘든 내색 안하고 완주한 아들이 대견하다”고 기뻐했다.
박준서군은 “벚꽃이 너무 예쁘다. 아빠랑 같이 왔는데 내년에는 엄마랑 꼭 오고 싶어요”라고 했다.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원장 이재근) 직원 13명도 10km와 5km 코스를 각각 완주했다.
이 원장은 “좋은 날씨에 직원들과 뜻 깊은 대회에 참가하게 돼서 즐겁고 행복하다”며 “내년에도 경주벚꽃마라톤에 참가하겠다”고 했다. 한양대 마라톤 동아리 러너스하이(회장 김해운) 역시 지난해에 이어 2회째 참가했다.
김 회장은 “작년에 처음 참가해보고 마라톤 코스가 너무 아름다워서 올해 2회째 참가했다”며 “10km 6명, 5km 8명이 참가해 모두 무사히 완주 했다. 내년에도 참가할 계획”이라고 했다.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을 반대하는 참가팀도 있었다. 이들은 월성1호기 수명연장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방재복을 입고 10km 코스를 완주했다.
팀 대표자는 “경주를 찾으시는 많은 분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방재복을 준비해 직접 입고 뛰었다”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뛰는데 힘이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