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동화읽는어른 회장)
주위에서 `동화 읽는 어른`에 다니는 나에게 질문하곤 하는 말이 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할 수 있어요?` 라고...
부족하나마 여러 가지의 경험과 어린이 책의 선택지침서에 맞추어 그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보통 어른들은 자기 아이의 책 선택 연령을 너무 높게 잡고 있는 경향이 많았다. 나의 아이는 남보다 우수하고 무엇이든지 남보다 빨라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아이들은 자기에게 맞는 책을 읽어볼 기회도 잘 주어지지 않는다. 더군다나 자기 연령보다 어린 책을 읽기라도 하면 부모들은 아이를 꾸짖거나 화를 내는 경우를 자주 보아왔다. 나 자신도 이 모임을 하기 전에는 ``아이에게 책을 보여줌으로써 어떤 교육적 효과가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던 어른이었다. 하지만 그건 어른이 고쳐야 하는 가장 중요한 문제이며 이 땅에 사는 아이들에게 너무나 즐거운 놀이를 무참히 빼앗고 책과 원수지게 하는 지름길이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너무 걱정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어른이 아무리 좋은 책이라고 권하여도 어린이 스스로 원하지 않으면 읽는 척하다가 던져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 주위엔 많은 훌륭한 어른들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많은 독서량을 부모가 원한다면 우선 부모의 양손과 책을 친구로 만들어야 한다. 특히 부모가 아이들이 읽고 좋아하는 어린이 책과 친해진다면 그것은 금상첨화이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아이를 위해 읽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쁨을 위해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림책이나 동화책의 매력은 한 가족이 모두 다 공감할 수 있는 정신적인 공간을 만든다는 것에 있다.
예를 들면 를 읽어보면 아빠가 아이를 피자빵이라고 식탁위에 눕혀놓고 다리와 손을 밀가루 반죽하듯이 주무르고 아이의 몸에 장식을 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를 집에서 한번 실습해 보는 것이다. 온 집안에 웃음소리가 울려 퍼질 것이다. 응용도 해보자. 아이에게 부모의 몸을 맡겨 피자를 만들게 하자.
아이가 좀 큰집은,, 을 읽고 아이의 학교생활과 형제관계 ,삶에 대해 서로의 느낌을 나누다 보면 부모, 자식간이 아니라 같은 길을 나란히 걷고 있는 동반자처럼, 엄청 커버린 아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아이들 가까이에 항상 책을 놓아두라고 권하고 싶다. 아이들이 많이 활동하는 곳, 집안 어느 구석구석에도 책을 꽂아둘 소쿠리나 작은 공간을 만들어 보자. 책은 서재에 꼭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휴지통에 둘둘 말아서 버려 버리자.
세 번째로 부모가 책을 읽어주기를 권한다. 책을 들고 온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책을 읽어주자. 처음엔 힘들 것이다. 더군다나 아이가 글을 알게 되고 읽게 되면 더욱 힘든 작업이다. 부모는 아이가 글을 읽는 것이 자랑거리가 되고 더욱 읽는 교육적인 학습을 위해 아이에게 책을 소리나게 읽기를 강요한다. 아이도 힘들다는 것을 부모가 먼저 인정하자. 책의 한 장의 반쪽이라도 부모의 따뜻한 목소리로 읽어주면 어떠할까? 학년이 올라간 어린이들에게도 수준이 낮다(저희들이 먼저 그런 판단을 하네요. 경험담) 는 유아그림책이나 옛날이야기를 읽어주자. 아이들은 내용이 유치하다고 하면서도 어느새 얼굴엔 미소가 가득해 질 것이다.
네 번째로 전집류보다는 한 권씩 직접 서점에 가서 구입하면 아이들은 책을 더욱 좋아 할 것이다. 이 방법이 좋다는 것은 많은 어른이 알고 있으며 직접 아이의 손을 잡고 서점에 가보지만 이 일도 만만하지는 않다. 아이들은 만화책이나 그림이 조잡한 책들을 고르고 어느새 부모와 얼굴을 붉히고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번쯤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물려서면 우린 아이들에게 멋진 내용의 책을 경험하지 못하게 한다. 아이들이 커지면 알아서 책을 고르지만 책 고르는 방법도 어릴 적부터 부모로부터 배워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하자면 부모는 이제부터라도 부지런을 떨어야한다. 정보의 숲인 인터넷을 통해 자료도 수집하고 가까운 도서관으로 아이들 손을 잡고 즐거운 책 여행을 나서야한다. 더욱 좋은 방법은 또래의 아이들엄마와 함께 책을 바꾸어 보는 것이다. 어떤 책을 아이들이 좋
아하는지, 요즘 어떤 책이 새로 나왔는지 등의 의견을 나누면서 자녀양육에 대한 정보도 서로 교환하고 아이의 사회성도 키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직접 책을 사는 기쁨을 두 배로 느끼게 할 수 있는 또 다른 재미있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책의 첫 장의 여백에 책 산 날짜와 사게된 이유, 가족만의 독특한 모양을 그려 놓는다면 아이나 어른이나 언제라도 책에 대한 애정은 식지 않을 것이다.
다섯 번째로 아이들이 책과 친해지는 방법은 주위의 독서환경을 바꾸는데 어른이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까지의 네 가지 방법은 우리아이를 위한 것이었다면 이 방법은 모든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하고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너무 큰일 같고 남의 일 같지만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다. 각자 작디작은 마음만 바꾼다면...
예를 들면 새 학기에 학교에서 학급문고를 위한 책을 가지고 오라고 한다. 이때 쓸모 없이 집에서 뒹굴어 다니는 책을 보낼 것이 아니라 너무나 소중하고 꼭 다른 아이도 읽어 봤으면 하는 좋은 책을 보내보자. 요즘은 좋은 책들도 교실에서 가끔 보이는 것을 볼 때 가슴이 뿌듯해지곤 한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책을 좋아하는 어른이 먼저 되고, 위에 기술한 방법들을 아이들과 함께 해보자. 당신의 아이도 어느새 책을 좋아하게 될 것이며 더 나아가 모든 아이에게도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다. 남이 해주는 일이 아니라 내가 먼저 작은 일부터 앞장서자. 그러면 아이들도 양손에 책을 들고 따라올 것이다.
*어린이 책소개사이트*
http//www.childbook.org(어린이도서연구회),www.childweb.co.kr(오른발,왼발),www.maya.zzagn.net(민지와 그림책),www.zzagn.net/cozy(the cozy co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