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건설부장관으로부터 친환경부문 기관표창을 받은 경주가 최근 쓰레기 오물도시로 변하고 있다는 보도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시내곳곳은 생활쓰레기들이 나뒹굴고 산과 계곡은 쓰레기 하치장을 방불케 한다니 친환경부문 도시대상을 받은 도시라기엔 너무 부끄럽다. 주택가는 야간을 이용한 쓰레기 불법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고, 용강공단 내 빈 공터에는 폐오일, 폐부동액, 폐타이어 등 자동차관련 부품들이 쌓여있다. 특히 폐오일과 폐부동액은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정폐기물로 환경처리업체가 수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마구 버려지고 있으나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고 있다. 시가지는 물론이고 왕래가 한산한 국도4호선 추령재 부근 계곡의 경우 깨어진 유리, 석고보드 등 건설자재까지 투기돼고 석장로가 개설된 토함산도 환경 훼손이 심각한 수준이다. 유네스코에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석굴암 등을 간직한 토함산이 석장로 개설 이후 관광객들의 이용이 많아지면서 도로변 계곡은 각종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도로개설당시 토함산 훼손을 우려한 언론과 환경단체의 반대가 일리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름다운 산하가 쓰레기장으로 변하고 있어도 인원이 모자란다는 핑계로 행정당국은 팔짱만 끼고 있다. 자연환경을 더럽히고 망가뜨리기는 아주 쉽지만 한번 훼손된 자연을 복원하는데는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건강은 건강할 때 관리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 것처럼 병을 얻고 난 후에 치료하는 것보다 사전예방이 더 효과적이고 경제적이라는 사실을 관계당국은 명심해야할 것이다. 특히 환경정책은 일시적인 미봉책보다 환경오염 예방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 수립과 시민 및 이용자들에 대한 행정지도 등 의식교육을 통한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 친환경도시 경주라는 명예를 지키고 아름다운 역사관광도시 경주를 가꾸는 일에 시나 시민 모두가 노력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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