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회 유종의 미를 거둬라
경주시의회가 임기 막바지에 이르러 회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주민의 대의기구로서 역할을 소홀히 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3월 6일 시의회는 운영위원회를 열어 3월 13일부터 열기로 한 68회 임시회 회기에 시정질문을 포함한 일주일 가량의 회기를 열기로 했다가 입김 센 모 의원이 모두 바쁜데 다음 회기에 시정질문을 하자며 은근 슬쩍 미루었다가 12일부터 개원한 9일간의 이번 69회 임시회에서도 집행부 행정의 잘잘못을 따지는 시정질문이 언제 한다고 했느냐며 꼬리를 감춘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물론 이유는 선거가 두 달여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의원들 스스로 선거운동이 더 중요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 읍·면·동을 대표해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대표자들의 이 같은 생각은 경주시의원이 아닌 000읍, 000면, 000동 의원이란 굴레를 벗어나기 어려운 대목이다.
주민들의 지지로 4년 동안의 시의회 활동을 해 온 3대 시의회는 이제 마라톤 경기로 보면 40km를 넘어서 막바지 2.195km를 향해 죽을힘까지 다 내야 하는 시점이다. 따라서 모두가 일분일초가 아까울 것이다.
시의원들은 지난 98년 선거 당시 주민들에게 "여러분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머슴이 되겠습니다"라며 지지를 호소했을 것이며 다음 선거를 앞두고 지금도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표밭을 누빌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도 시의원들이 회기에 충실하고 마지막까지 의정에 참여 할 때 그 빛을 발할 것이다.
사실상 선거를 앞둔 경주시의회의 회기는 이번이 마지막으로 볼 수 있다. 아직 월성원전 추가건설, 실패한 주민자치센터, 청우아파트 집단 민원, 지역경제 활성화 문제 등 산적한 현안 문제가 수 없이 많다. 시의회가 집행부의 행정을 끊임없이 감시하고 집행부가 주민을 위한 행정을 하도록 하는 것은 시의회의 마지막 본분이다.
눈앞의 표를 의식해 시의회 본연의 기능을 상실한다면 또 다시 시의회 무용론이 제기 될 곳이다.
마지막까지 주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경주시의회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