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부분적으로 직장 폐쇄에 들어간 발레오 전장이 노사간 대화의 물꼬를 트지 못하고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회사측은 “경영권이 회복되지 않으면 직장폐쇄를 풀 이유가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고 노조측은 “업무복귀 뒤 고용안정위원회에서 논의를 하자는 입장인데 사측의 태도는 변화가 없다”고 주장했다. 직장폐쇄 후 매일 집회를 열고 있는 노조원들이 최근 잇따라 경찰에 체포되는 등 사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노사간의 극한 대립이 지속되자 시민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지역 지도층이 이번 사태의 중재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한 가운데 경주상공회의소가 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논의 후 의견을 노사 측에 전달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계속되는 집회, 조합원 체포=발레오 노사 대립이 장기화 되면서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업무방해 및 교통방해 혐의로 노조원이 경찰에 잡혀가는 사태가 벌어지는 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경주경찰서는 지난 2일 회사의 업무를 방해한 협의로 노조원 7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회사 북문 앞 진출입로에 드러누워 회사 납품 차량의 통행을 방해한 혐의다. 또 경주경찰서는 “국도를 점거하고 교통을 방해한 혐의로 전국금속노조 경주지부와 발레오만도지회 소속 조합원 32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3일 오전 10시께 직장 폐쇄 중인 회사 정문과 북문 앞에서 출근을 시도한 뒤 오전 11시10분께부터 20여분 간 경주와 포항을 연결하는 왕복 4차로의 7번 국도를 점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체포한 노조원들을 경주경찰서와 포항남부경찰서에 분산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발레오 노조원들과 금속노조 경주지부 간부 등 700여명은 이날 공장 진입을 시도했으며 사측 용역 직원들은 이에 대응해 소화기를 쏘며 맞섰다. 노조원들은 사측과 1시간여 간의 대치가 끝난 뒤 7번 국도 용강네거리로 나가 도로를 점거했으며 경찰은 극심한 정체가 발생하자 전경을 투입해 이들을 해산하고 32명을 체포했다. ▶강경한 회사 측=강기봉 사장은 “노조가 회사 대표와 관리직 직원들에게 한 막말을 한 것에 대해 사과하면 대화를 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라인의 배당이나 이동, 작업장 배치 등 회사가 마음대로 해 온 것이 없다”며 “회사가 생산성을 높이려고 해도 안된다. 이번이 회사를 살리는 마지막 기회이며 경영권 회복이 우선이다. 경영권이 회복되지 않으면 직장폐쇄를 풀 이유가 없다”며 강경태도를 보였다. 강 사장은 또 “매년 파업하고 협상을 100일 정도 하는 상황에서 회사를 운영하기는 쉽지 않다”며 “회사가 떠나면 2500여개의 일자리가 없어지는데 경주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이를 원치 않는다. 노동조합은 존중되어야 하나 지금은 도가 너무 지나치다. 무소불위의 권력이다”고 덧붙였다. ▶노조 반발은 계속=지난달 16일 회사가 직장 폐쇄에 들어가 노조원들의 회사 출입을 통제하자 노조원들은 이에 반발해 매일 집회를 열고 있다. 노조는 최근 “업무복귀 뒤 고용안정위원회에서 논의를 하자는 입장이지만 사측의 태도는 변화가 없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최근 직장폐쇄의 부당성과 당위성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전단지를 뿌리는 등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노조측은 최근 ‘불법적인 직장폐쇄와발레오의 잘못된 노사관’등의 내용이 담긴 전단지를 배부했다. 노조는 지난 2일과 3일 노조원들이 경찰에 체포되자 반발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노조는 5일 현재까지 회사 정문 앞에서 노조원들을 체포해간 경찰을 규탄하고 사측의 직장폐쇄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경주시는=노사가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지만 경주시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백상승 시장을 비롯한 지역 기관단체장들이 노사 양측을 방문해 시민들의 우려를 전달했다. 시는 당시만 하더라도 노사간 대화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러나 직장폐쇄 이후 노사 간 대화가 단 1차례도 이뤄지지 않아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노사를 방문할 당시에는 양측이 대화를 하겠다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 된 것 같아 안타깝다”며 “지금상황에서 시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사태가 끝나기를 바라는 시민들의 바람을 전달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노사민정회의를 열고 기관장 방문까지 했지만 법적인 제재를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심각한 상황에 대해 각계각층의 여론을 노사 양측에 다시한번 전달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걱정하는 지역사회=경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기관장들과 현장을 방문해 노사간 대화를 요청했으나 별다른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상의에서 지역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역사회의 여론을 양측에 전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용강동 박모씨(45)는 “발레오 문제로 경주사회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되면 회사뿐만 아니라 근로자, 경주 시민 모두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며 “지금 양측이 한발도 물러나지 않고 있는데 경주시나 관련기관, 지역의 지도층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사태를 중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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