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날이면 조건 없이 일했고, 비오는 날이면 겨우 학교에 갔지요” 유년시절 어려웠던 환경 탓에 초등학교 등록금을 내지 못해 졸업사진마저 찍지 못한 옛일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손 향우의 얼굴에는 순간 눈시울이 적시어졌다. 이러한 환경은 자신에게 일찍이 험난한 출발을 예고하면서 15세의 약관에 무작정 대구로 발걸음을 옮겨, 일용잡화 가계에 점원으로 산업전선에 신고식을 갖는다. 곧이어 상경해 서울생활의 때가 묻기도 전에 4·19와 5·16 혼란의 격동기를 모두 겪고 군 입대를 하게 된다. 군 생활에서 익힌 운전기술덕분에 전역과 동시에 대구시청에 기능직으로 들어가 귀빈 의전용 세단차를 운전, 당시 이효상 국회의장을 자주 모셨는데 잦은 인연에 서울생활을 권유받기도 했단다. 배운 것이 운전이라 당시 코로나 택시 3대를 마련, 자가 사업을 시도했으나 사고에 따른 보험체계가 엉망이라 폐업으로 첫 번째 사업 실패작을 만들어야만 했다. 70년도 모든 것을 정리하고 본격적인 서울상경을 하면서 오늘날에 이르는 계기를 마련했다. 대구시청 근무시절 지인들이 상당수 서울시청에 근무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시내버스 운전기사 명찰을 달게 된다. 이후 고속버스로 이름표를 바꿔 서울-광주 선로만 운행하다 용기를 내 부산, 울산, 대구, 급기야 고향 경주까지도 편안히 손님을 모셨는데, 고속도로처럼 자신의 삶도 무거운 거적을 벗어 던지며 순풍에 돛을 다는 계기가 됐다고 회고한다. 최고의 회사, 최고의 제품, 최고의 서비스를 기업이념으로 1986년 창사 이래 각종 기능성 및 네츄럴 필름생산업체인 우전화학은 철저한 품질관리로 ISO 9002 체제하에 최고의 기술과 축적된 노하우로 본궤도에 우뚝 올라섰다. 제품의 우수성은 당연지사 한번 인연을 맺은 고객들과의 믿음과 신뢰는 손 향우의 가치관만큼이나 흠뻑 배여 있다. 항균, 진공포장, 식품포장지 생산을 주도하는 우전화학은 ISO 9001인증 획득과 KSS(한국합성수지연합회)인증 획득에 이어 우수제품마크인증서 GQ 획득, 실용신안 2건, 특허 1건, 우수조달제품을 획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 세계적인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환경문제와 결부된 네츄럴 필름시장의 여건을 감안, 이에 따른 신제품 개발 및 국제 합작추진 등으로 변화하는 현실 적응에 발 빠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언제나 온화한 성품을 간직한 손 향우는 휴대폰 벨 음악이 ‘오빠생각’이다. 어릴 적부터 ‘오빠생각’을 엄청 좋아했다는 가슴 찡한 정감은 지난날 삶이 노래 속에 고스란히 간직돼 있음을 느낄 수 있으며, 지난달 재경 천북향우회장 취임시 500만원의 기금을 어려운 시기 선뜩 기부한데서도 읽고도 남음이 있다는 주위의 평이다. 인천·경기지역 플라스틱 협동조합 비닐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는 손 향우는 회원으로부터 솔직하고 깨끗한 사업가로 정평이 나 있으며, 두 아들과 함께 심혈을 기울여 운영하고 있는 우전화학 회사 굴뚝의 연기는 쉼 없이 활활 타오를 희망의 역사다. 한편 보리비빔밥과 뚝배기 된장찌개를 즐기는 손 향우를 생각하노라면 내 아버지와도 같은 정겨움에 우리네 마음은 벌써부터 행복에 겨워 어쩔 줄 모른다…그러면서 ‘오빠생각’의 콧노래가 절로 나옴은 ‘고향’이란 큰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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