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대 재단 측의 최양식(57) 총장 직위해제와 이순자(59) 재단이사의 총장직무대행 선임, 교수협의회의 학교비리 진상규명, 직원협의회의 최 총장 사퇴촉구 등으로 경주대가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최 총장의 직위해제와 최 총장의 주장=작년 3월 18일 취임한 최양식 총장은 앞으로 임기 3년을 남겨두고 있었다. 그러나 경주대 재단측은 4일 이사회를 열고 최 총장을 직위해제하고 설립자의 부인인 이순자 재단이사를 총장직무대행으로 발령했다. 최 총장의 직위해제 사유는 직원인사와 관련해 규정을 따르지 않았고 학교에 대한 비난 발언과 교내에서 불거진 입시홍보문제 등에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최 총장은 “입시홍보 문제는 조사가 진행 중이었고 해교(학교를 해롭게 하는)행위를 했다고 하는데 무엇을 했다는지 모르겠다”며 “(이순자)본인이 들어가기 위해 이유를 달은 것”이라고 말했다. ▶최 총장의 사퇴발언은=최 총장의 사퇴를 촉구했던 대학 직원협의회는 4일 성명서를 통해 “거듭된 사퇴의사 표명으로 이미 구성원들의 신뢰를 상실한 최 총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최 총장이 취임 이래 재단과의 갈등을 이유로 직간접적으로 자진해 수차례 사임의사를 피력했다”며 “특히 설립자를 방문해 사임의사를 정식으로 전달하고 새 총장 선임을 요구했고 지난 2월6일 열린 법인 이사회에서도 조만간 사직하겠으니 새 총장 선임을 허락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했다. 최 총장은 그러나 “작년에 (김일윤 전 의원이 수감된)교도소를 방문해 부인의 간섭이 많아 직무를 보지 못하겠다고 하니까 (김 설립자가)만류했으며 그 자리는 사퇴를 결정할 자리가 아니었다”며 “해임사유도 아닌데 해임을 한다는 이야기가 나돌아 사표를 제출할 수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또 “이사 2명이 찾아와서 나한데 얼마나 더 있으면 되겠느냐고 협의를 하자고 했으며 현재는 무책임하게 나갈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다”며 “나는 임기를 구걸할 생각이 없다. 경주대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생각뿐이다”고 덧붙였다. ▶이순자 직무대행과 직원협의회와 일부교수들의 주장은=이 직무대행과 직원협의회는 최 총장은 유모 교수와 박모 교수가 언론에 불법홍보비 조성의혹을 받고 있는데도 이를 비호한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최 총장이 사퇴를 하겠다고 해놓고 하지 않아 신학기 학사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 문제는 당시 입학처장이 학교당국에 스스로 비리행위를 밝혀서 드러난 문제이며 사건의 진상은 경찰조사를 통해 확인·검증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순자 직무대행은 “이사회 개최는 아무런 하자가 없으며 본인이 수차례 사퇴를 하겠다고 해서 기다렸으나 결국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교수협의회의 비리 진상규명=교수협의회는 지난 5일 오전 원석학원 이사회에서 결정한 이순자 총장직무대행 체제에 반발해 출근저지 운동을 하고 원석재단의 비리 및 의혹에 대해 밝힐 것을 촉구했다. 그리고 향후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교협은 또 재단이사회 정관상 이사회를 열기위해서는 일주일 전에 이사들에게 통지를 해야 하나 하루 전에 통지해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교협은 최근 경주대와 관련한 언론보도와 이외의 비리를 제시하고 명확하게 밝힐 것을 촉구했다. 교협은 △2003년 및 2004년 국책사업비 25억중 5억여원이 납품 자에 의해 커미션으로 대학의 고위층에 전해진 것 △1998년에서 2001년까지 외국어학관과 공학관 건물 신축공사에서 업자로부터 받은 리베이트로 조성한 8억2700만원이 왜 이모 전 국장에게 보관 위탁된 것인지 밝히고 이 돈으로 땅을 매입한 것에 대해 명확히 소명할 것 △무도관과 뮤지엄Q(광고영상박물관) 건설과 관련한 증빙자료를 밝히고 비자금 의혹을 소명할 것 △최 총장이 2008년 10월 교수의 정기승진인사와 2009년 신규고수임용인사 등의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재청한 것을 이사회가 거부한 사유와 신설학과인 간호학과와 노인복지학과에 학생들은 모집해놓고 교수를 임용하지 않는 것에 대해 소명할 것 △김일윤 총장 재임시기인 2005년 학교당국은 연구기금을 조성한다는 명목으로 교수들에 게 500만원의 연구비를 주고 다시 현금으로 400만원을 돌려받은 돈의 행방과 사용처를 밝힐 것 등을 요구했다. 교협은 또 “대학교 신입생 모집과정에서 각 고등학교 담당교사 및 교장에게 지원자 1인당 20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고 신입생을 유치한다”며 “자의로 입학한 학생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교의 추천으로 입학하고 있는 실태에서 그 규모도 수 억 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경주대 어디로 갈 것인가=경주대가 양분돼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사법기관의 관여여부도 관심사다. 교협에서 주장하는 각종 문제제기와 이순자 대행 측의 일부 교수의 불법홍보비 조성 주장에 대해 어떻게 수사가 진행될지는 아직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협 신모 회장은 “많은 의혹과 비리가 있음에도 수사기관 및 감사원에서는 적극적이 대처를 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학교가 바로 설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선언했다. 박모 교수는 “지방대학의 사명과 역할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는 현 이사회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끝까지 투쟁해 올바른 대학으로 새롭게 태어날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교협과 최 총장은 이번 기회에 경주대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교협은 “원석학원에 김일윤 전총장의 부인 이순자 이사, 아들 김모 이사가 학교운영에 깊이 관여해 파행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단측은 최 총장을 직위해제에 이어 이순자 대행체제 굳히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반면 최 총장은 “직위해제를 해놓고 징계위원회를 열겠다고 하는데 위원회에 포함된 처장이 모두 총장 밑에 있던 사람이기 때문에 의견서만 제출할 방침”이라며 “결과에 따라 교육소청심사를 요청하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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