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민들 송전탑 이전요구 시위
한전 대구발전소가 어래산 정상에 고압송전탑을 설치하는 사업을 그대로 강행하자 안강읍민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작년 12월 ‘어래산 정상 송전철탑 설치저지를 위한 규탄대회’를 시작으로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시위를 벌여 온 안강읍민들은 지난 1월 29일 시청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진데 이어 31일에도 주민 1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결의대회를 열고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날 “당초 설계는 기계면 성계리쪽 5~6부 능선으로 계획됐으나 착공단계이서 어래산 안강 방향의 정상위치로 변경해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설계변경과정에서 힘있는 지역정치인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또 당초에 설계를 변경한 한전책임자의 사과와 어래산 정상지역의 송전탑 설치공사 전면 중단, 일단 공사를 중단하고 진정성을 갖고 주민과 협상해 원만한 합의 후에 공사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안강읍 주요 단체들로 구성된 어래산 송전철탑 반대대책위는 이날 시위에서 공사가 계속 강행될 경우 공사를 막는 장기 농성에 돌입하겠다고 밝혀 한전 측에서 협의에 나서지 않는다면 물리적인 충돌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전 대구전력관리처 측은 “다시 설계를 변경할 경우 인허가 등 행정절차가 어렵고 공사 기간이 길어진다”며 “토지 소유주와 인근 기계면 마을 주민들의 요구로 설계 변경이 불가피했으며 앞으로도 협의는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전대구전력관리처가 추진하고 있는 송전탑 설치사업은 포항시 북구 신광면 흥곡리 신영일변전소에서 경주시 안강읍 노당·육통·옥산리를 거쳐 천북면 산업단지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작년 10월부터 2010년까지를 계획으로 신영일변전소~안강읍 옥산리 구간에는 모두 18기의 송전탑을 건설하는 것이다.
문제는 어래산(593m)은 안강읍민들이 주산으로 여기는 곳으로 흥덕왕릉, 창녕 조씨 종덕제와 구상서원, 유네스코 문화유산 지정을 추진 중인 독락당, 옥산서원 등이 자리해 있으며 현재 어래산 정상부에 모두 5기의 송전탑을 건설하자 안강읍민들의 반발이 일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