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미국 워싱턴에서 흑인집회가 열렸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I have a dream”으로 시작되는 명연설을 한다.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 나의 어린 네 명의 아이들도 피부색이 아니라 그들의 인격으로 판단되는 나라에 살게 될 것이라는......” 2008년 11월 4일 시카고 그랜트공원에 100만 인파가 몰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는 집회였다. 꼭 45년 만에 그 꿈이 이뤄진 것이다. 검은 흑인 노예의 후예를 대통령으로 뽑은 미국은 위대했다. 47살 젊은 오바마의 승리는 과거의 승리가 아니라, 미래의 승리다. 집회장에 물결처럼 출렁거린 “Change We Can!”의 피켓처럼 미국은 변화할 것이다. 국민을 98% 대 2%로 구분해 98%를 만족시키겠다는 정책에서 보듯, 가진 자의 이익을 앞세우는 보수주의는 퇴조할 것이다. 시장 만능주의에 빠진 미국 경제를 수정함으로써 세계 경제 질서도 재편될 전망이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침략하면서 추락된 미국의 도덕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전쟁도 끝낼 것이다. “자유를 찾는 모든 사람들, 평화로운 삶을 꿈꾸는 사람들,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의 최후의 보루이자 최고의 희망이 될 것”이라는 당선자의 말은 새로운 세계를 향한 청사진의 성격이 잘 드러난다. 오바마의 당선은 주류만을 위한 세상이 아니라, 마이너리티가 없는 세상으로 나가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미국발 금융 위기가 세계 경제를 휘청거리게 만든 만큼 오바마발 개혁과 진보는 피눈물 흘린 세계인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길 기원한다. 가진 자의 위세에 눌려 빈곤의 악순환 사슬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전 세계 민중에게 보내는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 오바마의 승리가 미국만의 승리로 끝나지 않도록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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