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전 막내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아이를 세상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불안했다. 가정에서 잘 키운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보다 좋은 환경에서 함께 바르게 자랄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진다면 다소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 마침 같은 학교 학모의 권유로 학생상담자원봉사자의 길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장경자(58)씨는 지금도 봉사의 길을 권유해 준 그녀가 고맙다고 말한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정과 무한 충전되는 에너지는 다른 봉사자들로 하여금 그녀의 별칭인 ‘훈장’과 함께 경외감마저 불러일으킨다. 학생상담자원봉사자연합회는 1990년도에 발족되어 활성화된 것은 10년 정도 된다고 한다. 경북 도내 23개 지역에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경주가 활동 및 운영·교육면에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장 회장은 봉사자들의 교육과 소속감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격려도 아끼지 않는다. 청소년기에 가장 중요한 인성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변해 가는 모습에서 자부심을 느끼며, 두 딸과 아들에게 어머니와 상담선생님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 기쁘단다. 이제는 자녀들이 연합회 카페를 운영하는데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조언도 해준다고 한다. 남편 김태문(59)씨 또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조력자로서 그녀에게 큰 활력소라고 한다. 장거리 교육 및 연수가 있을 때는 시간을 내어 동행해 주기도 하고 아낌없이 격려해 주는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후원자라고 말하는 그녀의 눈웃음이 매력적이다. 해마다 봉사자 수가 줄어들고 있어 고민이라는 장 회장은 ‘내 아이만 잘 키워보자’는 욕심으로 봉사를 하러 오다 보니 아이가 중학교를 졸업하면 봉사자의 역할을 그만두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개인적인 이기심으로 그만두는 봉사자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한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자질함양을 위한 기초교육과 지도자교육, 보수교육 등을 하고 1년 동안 보조교사 역할을 해야 지도자로 나설 수 있다. 현재 140명의 회원이 아무런 대가없이 순수한 봉사자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으며 그들로 인해 보람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한다. 2년 전 H중학교의 한 학생과 1년 동안 일주일에 한번씩 상담을 했다. 처음에는 소극적이었고 늘 혼자 운동장에서 놀았으며 고등학교 진학도 포기한 상태였다. 자신감이 결여되었던 아이는 1년 동안 만남을 가지면서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지금은 어엿한 고등학생이 되었다. 이제는 가끔씩 친구와 재미있었던 이야기를 전해주기도 한다고 했다. 내남교도소 내 경비교도 대원들과 함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을 때도, 집을 떠나 군생활에 적응하는 시기라 처음 분위기는 아주 무거웠다. 마침 아들도 군대에 있어서 대원들을 대하는 마음이 남달랐음을 그들이 느꼈는지 회기를 거듭하면서 마음을 나누게 되었다고 한다. 봉사자로 자부심이 하얀 박꽃처럼 피어나는 순간들이었다. 바램이 있다면 주위에서 학생상담자원봉사자가 하는 일에 대해 많은 격려와 용기를 북돋아 주고, 함께 참여해 줄 인력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경주학생상담 자원봉사자연합회는 현재 관내 13개 학교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집단상담, 자기발견프로그램, 성교육을 연중 3천여명에게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성(性)캠프도 실시하고 있다. 경주시청소년지원센터에서도 또래도우미 학생들의 상담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개인상담, 방과 후 아카데미에도 참여하고 있다. 늘 준비되어 있는 봉사자들의 열정은 경주의 청소년들이 바르게 성장하고, 이 사회가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들을 이끄는 그녀는 참으로 ‘거인’이다. 보여지는 모습보다 느껴지는 가슴을 가진 봉사자들과 함께 지역에 없어서는 안될 큰 자원임이 틀림없는 장경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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