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곡면 상구리 마을 취재를 위해 가막골(상구3리) 마을회관을 찾았을 때가 10월 8일 오후 2시경이었다. 마을 어귀 밭둑의 잎 진 감나무 앙상한 가지에 매달린 붉은 감이 따사로운 가을햇살에 속살을 드러낸 채 졸고 있었다. 마을회관에는 이미 상구 1리, 2리, 3리 이장, 노인회장, 새마을지도자 등 마을 대표자를 비롯한 어른들이 모여 있었다. 상구는 구미산 동쪽기슭에 자리한 산간마을이다. 동쪽은 현곡면 소재지인 금장과 인접하고, 북쪽은 현곡면 하구, 남쪽은 선도동 충효와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서쪽은 구미산을 경계로 건천읍 용명리와 맞닿아 있다. 상구는 현곡면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어서 ‘상구’라고 했다고 한다. 또 구무들의 위쪽에 있으므로 ‘웃구무’, ‘웃구미’라 하던 것이 변해서 ‘상구’라고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혹은 구미산 위쪽부분이므로 그렇게 불렀다는 이야기도 있다. 1914년 행정구역 통 · 폐합에 의하여 구평과 가막골을 병합하여 상구리라고 했다. 현재 ‘상구’를 상구1리, ‘구평’을 상구2리, ‘가막골’을 상구3리로 구획하고 있다. 현곡면에서 가장 높아 ‘상구(上邱)’ 상구1리는 60가구에 180명의 주민이 생활하고 있다. 경주노인전문요양병원의 약 70가구 70여명을 포함하면 총 130가구에 250명이 살고 있는 셈이다. 이 마을 주민들은 주로 벼농사와 축산, 사과농사에 의지해 살고 있다. 한우와 젖소를 각각 200여두 기르고 사과는 600여평이다. 상구2리는 50가구에서 1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벼농사와 한우 400두, 젖소 300두, 배 3000평, 감 3000평 등을 경작하고 있다. 상구3리는 50가구에서 130여명의 주민이 생활하며, 천우자애원에 150여명이 입주해 있으므로 이를 포함하면 200여명이다. 이 마을의 주 소득원은 벼농사와 배 8000평, 토마토 600평, 한우 300두, 젖소 180두를 사육하고 있다. 이 마을 최고령자는 올해 92살의 김석화(월동어른) 할아버지로 현곡면민 노래자랑 때 춤을 덩싱덩실 추면서 건강을 과시할 정도이다. 평소 술을 즐겨 마시고, 담배도 피우신다는 김 할아버지는 아주 건강한 편이라고 한다. 마침 서울 큰아들 집에 다니러 가고 안 계셔서 만나지 못했다. 경주김씨 집성촌 ‘상구’ 상구(上龜) 마을 뒷산이 마치 거북이 모양을 하고 있어 ‘구미산(龜尾山)’이라 하는데 이 마을이 이 산의 위쪽에 위치해 있으므로 ‘상구미(上龜尾)’, ‘웃구미’, ‘상구(上邱)’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혹은 구무들 위가 되므로 ‘웃구무’라 불렀다고도 한다. 상구는 한 마을이지만 이를 세분하면 ‘큰마을(큰각단)’과 ‘양지마을’, ‘음지마을’로 나눈다. 하구 남쪽(위)에 있다. 경주김씨 집성촌이며 지금도 30가구 정도 살고 있다. 그 외에도 경주손씨 10여 가구, 경주이씨 10여 가구가 살고 있다. 동제 해마다 동제를 지냈으나 90년대 중반부터 지내지 않는다. 다만 지금도 마을에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마을 대표가 술과 음식을 올린다. 당목 이 마을 당나무는 마을 입구 밭둑에 서 있는 약 300년 된 회나무다. 밑둥치에서부터 두 가지를 뻗친 이 나무는 다소 늙은 상태였다. 주민들은 이 나무가 죽어가다가 최근에 다시 잎을 무성하게 피운다고 했다. 구평(龜坪) 마을의 들판 모양이 마치 거북이 형상이라 ‘구평’, ‘구무들’, ‘구미(龜尾)들’이라고 하며, 상구 서남쪽에 있는 마을이다. 본래 경주이씨 집성촌이었는데 현재 5가구 정도 남아 있다. 동제 이 마을은 음력 정월 보름날 새벽에 동제를 올린다. 동제를 지낸 후 전 동민이 회관에 모여 마을잔치를 가지는 전통이 있다. 당목 마을 앞 도로변에 있는 약 600여년 된 느티나무이다. 나무의 밑둥치와 가지가 많이 썩어 있어 보호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가막골 이 마을은 신라시대 때 궁성의 말을 사육하고 훈련시키던 곳이라 하여 ‘가목골’, ‘가목(佳牧)’, ‘가막골’이라 하였다고 한다. 구평 동쪽에 있는 마을이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지금도 목초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가막골은 본래 상구2리였는데 약 25년 전에 상구3리로 분구되었다. 동제 이 마을은 동제를 지내지 않고 있다. 당목 마을회관 앞에 서 있는 수령 약 70~80년 된 물포구나무이다. 해일 때 거북이꼬리만큼 남아 구미산(龜尾山) 현곡면 상구리와 하구리, 가정리, 남사리, 건천읍 용명리에 걸쳐 있는 높이 594m 산으로 ‘구무산’, ‘이산(伊山)’, ‘비산(比山)’이라고도 한다. 산 정상에 기우재를 지냈던 ‘무제장바위’가 있고, 동쪽 산기슭에는 천도교의 성지인 용담정이 있다. 옛날 해일 때 이 산이 거북이 꼬리만큼만 남아 ‘구미산’이라고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못갓 구평마을 서편(뒤) 산으로 한골못을 막을 때 이 산의 나무를 베어 썼다고 하여 ‘못갓’이라고 한다. 범산 산의 형세가 범처럼 생긴 산으로 상구 서쪽에 있는 구미산 지령이다. 개산 상구 서쪽, 범산 동쪽에 개 모양을 한 산이다. 안산 구평마을 앞에 있는 산이다. 양달삐알 구평마을 서북쪽 양지쪽에 있는 산이다. 음달삐알 구평마을 서남쪽 음달에 있는 산이다. 정삼삐알 정삼들과 웃논들의 서쪽에 있는 산이다. 큰갓 삐알 가마골 마을 앞에 있는 산으로 가막골에서 제일 큰 산이다. 현판 기문 없는 재실 구산재 상구에 있는 경주손씨 재실로 10여년전에 지었다. 정면 4간의 콘크리트 건축물에 지붕은 기와이다. 강냉잇재 구평 남쪽에서 충효동으로 넘어가는 고개로 ‘감남재’라고도 한다. 재실 구평에 있던 서당자리에 지은 경주이씨 재실로 5년 전에 지었다. 정면 3간의 이 재실은 아직 현판이나 기문이 걸려 있지 않았다. 당재 구평 서남쪽에서 건천읍 대곡리로 넘어가는 고개로 성황당이 있었다고 한다. 이 고개는 옛날에 큰길이었으며 지금도 이곳에 돌무더기가 남아 있다고 한다. 대문(大門)재 고개의 양쪽 산이 마치 대문처럼 솟아 있다. 가모골 남쪽에서 경주시 충효동으로 넘어가는 고개다. 안산고개 구평 앞 안산에서 가목골로 넘어가는 고개이다. 호박시미 구평에서 건천읍 용명리 탑골로 넘어가는 고개로 ‘호박시밋재’라고도 한다.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는 샘이 있다고 한다. 갑옷 나온 바위 용천사(龍泉寺) 상구 마을 서쪽의 구미산 중턱에 있는 절로 본래 용암사였는데 7~8년 전에 새로 지어 ‘용천사’라고 했다. 천년사(千年寺) 구평 서남쪽 산에 있는 절로 본래 용암사라는 100여년전에 지은 절인데 30~40년전에 새로 지어 ‘천년사’라고 했다. 갑(甲)바우 가막골 앞산 기슭에 있는 바위로 옛날에 벼락이 쳐 바위가 갈라지며 속에서 장군의 갑옷이 나왔다고 한다. 지금도 갈라진 두 바위가 마주 보고 서 있다. ‘갑암(甲岩)’이라고도 한다. 굴뱅이 양지각단 서쪽에 있는 바위로 밑에 굴이 뚫려 있다. 상투바위 상투처럼 생긴 바위로 상구 서쪽 절골에 있다. 선바우 구평 서남쪽 산에 있는 바위로 길쭉하게 서 있어 ‘선바위’라고 한다. 용바우 구평 서쪽 구미산 정상에 있는 바위로 ‘용암(龍岩)’이라고도 한다. 피난바우 용바우 북쪽에 있는 바위로 임진왜란 때 어느 장군이 피난했던 곳이라고 한다. 높이가 약 10m이며, 바위 측면에 1m 정도의 구멍이 뚫려 있고, 그 안에 두 평 남짓한 굴이 있다. 형제바우 구평 뒷산에 있는 바위로 마치 형제처럼 두 개의 바위가 나란히 있다. ‘형제암(兄弟岩)’, 뾰쪽하다고 ‘송곳바우’라고도 한다. 두깨비바우 구평 서쪽 산기슭에 있는 바위석질이 두꺼비 등처럼 생긴 바위다. 무제장바위 가뭄에 비를 내리도록 무제를 지내던 바위로 구미산 정상부에 있다. 산삼 잎은 있는데 산삼은 없어 가라굿돌 구평 서남쪽(천년사 남쪽)골짜기로 돌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금도 돌이 많다. 꾀양나뭇골 구평 한골 북쪽의 꾀양나무(고욤나무)가 있던 골짜기로 지금도 큰 꾀양나무가 있다. 대밭골 옛날 대밭이 있었다는 골짜기로 가막골 서쪽에 있다. 듬방골 대밭골 서북쪽에 있는 골짜기로 듬벙(웅덩이)이 있었다고 한다. 딘잿골 상구 북쪽에 길이 매우 가팔라서 다니기 힘든 골짜기라 딘(고된)골짜기라고 한다. 배나무골 구평 뒤에 배나무가 있는 골짜기로 천년사 남쪽에 있다. 이곳에 지금도 돌배나무가 있다. 소똥골 구평 서쪽 위에 있는 골짜기로 그 일대의 바위가 마치 소똥처럼 층계가 진다. 샛골1 가막골 동남쪽 골짜기로 옛날에 철광이 있었다고 한다. 비가 오면 쇳가루가 떠내려 왔다고 한다. 샛골2 구평 북쪽에 있는 골짜기로 옛날에 쇠가 생산되었다고 한다. 쪽제비골 가막골 서쪽에 있는 골짜기로 쪽제비가 많이 살았다고 한다. 또 지형이 족제비같이 생겼다고도 한다. 지금은 산업도로에 다 들어가고 거의 흔적이 없다. 참새미골 구평 남쪽에 있는 골짜기로 이곳에 찬 샘이 있다고 한다. 파삼밭골 양지각단 서남쪽 골짜기로 옛날 이곳에 산삼이 났다고 한다. 풀을 베어 오면 삼 잎은 있는데 삼은 없다고 하여 ‘파삼밭골’이라고 했다. 큰골 상구 서쪽에 있는 큰 골짜기이다. 한골 구평 서남쪽에 있는 큰 골짜기이다. 불삼골 가막골 동남쪽에 있는 골짜기로 옛날에 삼이 났다고 한다. 송이 난다는 ‘쇠이밭등’ 가는등 상구 서쪽 구미산에서 내려오는 가는 등성이로 용천사 뒤가 된다. 속등 구평 서쪽의 진등 안에 있는 등성이다. 쇠이밭등 가막골 동쪽에 송이가 난다는 등성이다. 어름등 상구 서쪽에 있는 등성이다. 진등 소똥골 남쪽에 있는 긴 등성이다. 감짓들 구평 동북쪽에 있는 들이다. 고짓들 구평 동쪽에 있는 들이다. 뒷못안 상구마을 서쪽에 뒷못 안쪽에 있는 들이다. 뒷뻐든들 구평 서북쪽에 있는 들로 마을 뒤에 있는 들이다. 약못골 옛날 약물탕이 있던 들로 큰각단 동쪽에 있다. 지금도 물이 난다고 한다. 웃논들 구평 서남쪽에 있는 들로 마을 위에 들이 있다. 텃밭들 상구 양지각단 동쪽에 있는 들로 마을 바로 앞에 있어서 ‘텃밭들’이라고 한다. 앞들논 상구 양지각단 앞에 있는 논으로 앞들보의 물을 받아 농사를 짓는다. 갈밭들 가막골 동북쪽에 있는 들로 옛날에 갈대밭이었다. 옻나무보들 상구 동쪽에 있는 들로 옻나무가 많이 있었다. 살구나무들 상구 동쪽에 있는 들로 살구나무가 많았다. 옻나무들 옆에 있다. 삼짓들 불삼골 아래에 있는 들로 가막골 남쪽에 있다. 방아확처럼 생긴 ‘호박시미’ 뒷못 상구 서쪽 뒤에 있는 못으로 마을 뒤에 있다. 딘잿골못 상구 북쪽 딘잿골에 있는 못이다. 가메못 상구 북쪽 딘잿골 안에 있는 못으로 마치 가마솥처럼 생겼다고 하여 ‘부제못’ 또는 ‘부제지(釜堤池)’이라고도 한다. 한골못 구평 한골에 있는 못이다. 대곡지 30여년전에 막은 못으로 상구 서쪽에 있다. 섬못 상구 남쪽에 있는 작은못으로 섬처럼 생긴 들에 있다. 대문재못 대문재에 있는 못으로 가막골 서남쪽에 있다. 삼지기못 불삼골 아래에 있는 못으로 가막골 동남쪽에 있다. 금강지못 일제 때에 막은 못으로 마을 어귀에 있는 못이다. 가막골 동북쪽에 있다. 이 물은 금장들에 간다. 다락보 상구 동쪽에 있는 보다. 살구남보 상구 아리각단 동쪽에 있는 보로 이 보 옆에 살구나무가 있다. 앞들보 상구 앞들논에 물을 대는 보다. 옻나무보 상구 동쪽의 살구남보 위쪽에 있는 보로 이곳에 옻나무가 있었다. 호박샘 모양이 마치 호박(방아확: 디딜방아에 곡식이 담기는 오막한 절구)처럼 생긴 샘으로 구평 호박시미에 있다. 굴웅굴 구평 남쪽 골짜기에 있는 우물이다. 상나무웅굴 구평 가운데에 있는 웅굴(우물)로, 이 우물 옆에 향나무가 있다. 수로확장 및 마을간 도로 확포장 상구는 공기 맑고 인심 좋아 범죄 없는 살기 좋은 마을이다. 그러나 최근 포항-건천 간 산업도로가 마을을 가로질러 지나가면서 고즈넉한 시골마을의 정취를 다소 잃었다. 이 마을은 산업도로 개설 후부터 도로에서 물이 많이 쏟아져 내려 기존의 좁은 수로로써는 그 물을 다 감당하지 못해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수로의 정비 및 확장공사가 진행 중인데 빨리 되었으면 한다. 예산 때문에 하천보수공사를 부분적으로 하다가 보니 안 된 지점에는 물의 범람이 심하고 걱정이 많다고 한다. 또 현곡에서 상구로 들어가는 마을 진입로가 좁아 차량의 교행이 안 되어 불편이 많고 사고위험도 뒤따른다고 한다. 이 길은 충효로 넘어가는 시내버스노선인데 노폭이 좁아 이의 빠른 확장을 바라고 있다. 이 마을 출신으로는 김판대(80 경주시노인회장), 김원호(74 예비역 육군 중령), 손홍익(69 부산 변호사), 성석윤(55 인하대교수), 김원홍(47 SK 해운 회장), 김석열(44 경주경찰서장), 이정희(42 여군 중령) 등이 있다. 마을취재에 협조해주신 박기열(66 상구1리 이장), 김혈용(55 상구2리 이장), 김훈(65 상구3리 이장), 김석헌(76 상구1리 노인회장), 이동근(74 상구2리 노인회장), 박상만(77 상구3리 노인회장), 김용환(52 상구1리 지도자), 서기환(50 상구2리 지도자), 김현백(60 상구3리 지도자), 디딜방아 소유 이태우(73)를 비롯한 마을 주민들의 환대에 감사드린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