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유가가 다소 내리긴 했지만 여전히 고유가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자동차 운행을 자제하고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늘어났다. 출퇴근 시간에 간편한 복장으로 운동 삼아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고유가로 인한 각종 소비자물가의 급등으로 시민들의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영향도 있겠지만 고공행진을 계속했던 국제유가로 인해 에너지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학습효과 때문으로도 풀이된다.
아무튼 고유가 학습효과는 에너지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함과 동시에 불필요한 자동차 운행을 줄이고 짧은 거리는 가급적 걸어 다니고, 출퇴근을 위해 자전거를 이용하는 등 여러 가지 긍정적인 측면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자전거 이용이 늘고 자동차 운행을 줄임으로써 석유 소비가 줄고, 자동차 배출가스로 인한 대기오염을 줄여 환경도 보존하고, 운동량이 늘어 체력향상까지 기대된다.
따라서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자전거 이용을 권장하는 각종 정책들을 펴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데에는 여간 불편하고 위험한 게 아니다. 경주의 경우 자전거 전용도로를 많이 설치했지만 한가한 외곽지와 관광지 중심으로 되어 있고,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이용할 수 있는 도심에서의 자전거 전용도로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또 현행법규에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에 적용되어 인도를 가면 교통법규 위반이다. 따라서 차도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건 거의 목숨 걸고 다니는 것이나 다름없는 위험한 일이다.
아직까지 우리는 모든 도로가 보행자나 자전거 이용자에 대한 배려 없이 자동차 이용자 중심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자전거나 걷는 시민들은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를 세워둘 곳도 마땅찮아 건물 현관이나 도로변 가로수에 매달아두기도 하는데 보관이 허술해 도난이 잦다고 한다.
고유가와 지구온난화, 교통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자전거 이용을 획기적으로 늘이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자전거 이용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구조개선이 시급하다. 자전거전용도로의 시내 전역 확대와 곳곳에 자전거주차장을 설치하는 사업이나 차제에 공용자전거제도 도입 등도 검토할 일이다.
최근 경기도 고양시, 과천시, 부천시, 경남 창원시 등은 이미 공용 자전거(프리 바이크)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한다. 이는 자전거가 이미 대체 교통수단의 대안으로 떠 오로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경주의 경우 역사관광도시이기 때문에 공용자전거서비스 도입과 아울러 과감하게 차도 일부를 자전거 전용도로로 전환하여 자전거가 가장 빠르고 편리한 교통수단이 되도록 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일이다.
경주가 자동차 매연없는 자전거 천국으로 거듭나면 관광객 유치에도 한 몫 할 것이고 또 머물고 싶은 정감 있는 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