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에 이어 후반기 시의회 장악도 실패
무소속 이진구 의원 후반기 의장 당선
부의장은 이진락 의원 한나라당이 텃밭인 경주지역에서 지난 제18대 총선 패배에 이어 후반기 경주시의회 장악에도 실패해 지역정가의 재편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지난 2일 오전 10시30분 경주시의회 제138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실시된 후반기 의장·부의장 선거에서 무소속 이진구 의원(탑정·황남·선도)이 전체 21표 중 12표를 얻어 8표를 얻은데 그친 한나라당 최병준 의원(용강·황성·천북)을 누르고 의장에 선출됐다.
이어 실시된 부의장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이진락 의원(외동·불국·보덕)이 17표를 얻어 무난히 부의장에 선출됐다.
◆무너진 한나라당=정종복 국회의원이 지난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강세지역인 경주에서 공천을 받고도 재선에 실패한데 이어 한나라당이 주축을 이룬 경주시의회도 의장을 무소속에 내주는 참패를 당했다.
경주시의회는 총 21명의 시의원 중 15명이 한나라당, 무소속 5명, 민노당 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초반에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조율해 의장후보로 내세운 최병준 의원이 유리한 듯 보였다. 그리고 무소속 5인방의 대표 주자였던 이진구 의원이 뒤쫓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이 협의해 의장후보에 최병준 의원, 부의장 후보에 이진락 의원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내분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이삼용 부의장은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는가 하면 일부 의원들은 자리를 두고 서로 입장 차이를 보임으로서 표를 규합하는데 실패했고 결국 내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절반에 가까운 한나라당 의원들이 돌아섰다=한나라당 의원들이 합의해 내세운 최병준 후보는 15명의 한나라당 의원 중에 8표를 얻는데 그쳤다. 그리고 나머지 7표는 이진구 의원에게 또는 무효표(1표)로 흩어졌다. 결국 최 의원은 기반인 한나라당 의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결과가 됐다.
이같은 결과는 2년전 시의원들의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던 정종복 국회의원이 18대 총선에서 떨어짐에 따라 한나라당 의원들을 규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고 또한 의원들의 각자의 입장이 이탈표가 되었다는 분석이다.
◆후반기 의회 ‘당’보다는 개인적인 입장이 주도할 듯=다수의 한나라당 의원들이 후반기 의장을 무소속에 넘겨줌으로서 경주시의회는 전반기 한나라당 의원들이 주도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될 전망이다. 그리고 시의회 내에서 당색이 약해질 소지가 커졌다.
반면 기초의원 공천제 이전으로 돌아가 시의원들이 지역구 챙기기와 개인적인 이해득실을 따지는 의정활동이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기막힌 무효표=이번 의장 선거에서 1표의 무효표가 나왔다. 무효표를 확인한 결과 1장의 투표용지에 이진구·최병준 의원 두 사람 모두에게 기표를 해 무효 처리됐다.
◆후반기 시의회 화합이 관건=이진구 의장은 당선 인사에서 “화합을 통해 동료의원들과 함께 지역현안에 적극 나서는 의회상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무소속인 이 의장의 의회 운영은 그리 순탄치는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단 15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이 모두 최병준 의원에게 표를 주지는 않았지만 만일 위기의식을 느낀다면 또 다시 뭉칠 공산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의장의 과제는 전반기에서 냉랭했던 한나라당과 무소속 간의 대립을 벗어나 의원들을 결집시키는 것이 가장 큰 과제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의원들 사이에 화합이 전제가 되어야 이 의장이 구상하는 지역현안에 시의회가 주도적으로 나선다는 계획도 성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성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