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부터 구속수사에 대한 부당성을 주장하며 단식을 해오던 김일윤 당선자가 9일 병원에 옮겨진 가운데 주위의 중단 요청에도 불구하고 15일 오후 6시까지 단식을 계속했다. 이에 앞서 14일 오후 7시 원석학원 산하 학교 관계자와 경주김씨 종친회 회원, 경주시 현안 비상대책위원회는 김 당선자가 입원해 있는 병원 앞에서 “단식을 중단하고 건강하게 돌아와 경주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며 단식중단을 요청했다. 김 당선자는 지난 2일 이미 구속된 측근인 손모씨(50)와의 대질심문을 요구하고 구속수사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단식에 들어가 일주일만인 지난 9일 병원으로 옮겨졌다. 김 당선자는 병원에서도 음식을 거부해 왔다. ◆병실은 출입금지=지난 2일부터 옥중 단식을 하던 김 후보는 지난 9일 오전 8시 30분 병원으로 옮겨졌다. 김 당선자의 입원실에는 경주교도소 측에서 가족과 변호인, 검찰관계자를 제외한 사람들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으며 교도관 1명은 병실안에서, 2명은 병실문 앞에서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등 24시간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 ◆김 당선자와 손모씨 대질심문=김 당선자는 경찰소환 때부터 자신과 이번 일과 무관하다고 주장해 왔다. 김 당선자의 측근은 “경찰수사 과정에서 수차례에 걸쳐 손씨와의 대질심문을 요구했으나 경찰이 거절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단식에 들어간 김 당선자의 요구에 따라 대구지검 경주지청은 지난 6일 경주교도소에서 변호인이 입회하는 가운데 손씨와 대질심문을 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질심문에서 손씨는 처음 경찰에서의 진술을 번복하고 김 당선자와의 관련성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김 당선자 기소=검찰은 지난 9일 김 당선자를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기소했다. 내용은 측근인 손모씨에게 3월27일 밤 서부동 명사마을 주차장에서 7천만원의 현금을 건넨 혐의와 금품살포 사건이 터지자 기자회견을 갖고 당시 한나라당 경쟁후보가 만든 조작된 사건이라고 주장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혐의다. ◆지지자들 단식중단 요청=14일 오후 7시 김 당선자가 입원한 병원 정문 앞에는 경주시 현안비상대책위, 원석학원 산하 교육기관 관계자, 경주김씨종친회 회원 등 300여명의 모여 단식중단을 호소했다. 이들은 “김 당선자가 젊은 사람도 열흘을 넘기기 힘들다는 단식을 13일간 계속해 오고 있다”며 “단식을 중단하고 하루속히 돌아와 경주발전의 견인차가 되어 달라”고 호소했다. 그리고 이들을 대표해 최양식 경주대 총장과 경주시 현안비상대책위 조관제 위원장이 김 당선자가 입원해 있는 병실을 방문해 5분여 동안 대화를 나누고 500여명이 서명한 단식중단 호소문을 전달했다. 병실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교도소 관계자가 처음에는 가족과 변호인 외에는 병실 출입을 못한다고 했다가 병실방문을 요구한 두 사람의 설명을 듣고 소장 직권으로 김 당선자와의 면담을 허락했다. 김 당선자를 만나고 나온 조 위원장은 “김 당선자가 시민들께서 걱정해 주어 감사하다고 했으며 내일(15일) 결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15일 오후 6시 현재까지 김 당선자는 단식을 고수했다. ◆김 당선자의 건강은=9일 병원으로 옮겨진 김 당선자는 물 이외에는 일체 음식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교도소 측은 “특별한 이상이 있어 병원으로 옮긴 것이 아니라 단식기간이 오래됐고 (김 당선자가)고령인 점을 감안해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으로 옮긴 것”이라고 밝혔다. 14일 오후 7시 32분경 단식중단을 요청하기 위해 김 당선자를 만났던 경주현안 비상대책위원회 조관제 위원장에 따르면 “건강에는 별문제가 없는 듯 보였으나 단식을 오래해서인지 말에 영 힘이 없었다”고 말했다. ◆경주의 긴급한 현안을 풀면서 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김 당선자가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되는 것에 대해 지역인사들이 지난 9일 ‘경주시 현안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조관제)를 구성해 “김 당선자가 자유로운 상태에서 진실을 밝히고 또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하여 경주시 현안분제를 돌보면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요구했다. 대책위는 지난 9일 오전 11시 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주시는 3대 국책사업 실행, 역사문화도시조성, 첨단과학도시건설 등 경주시 발전을 위해 조속히 해결해야 할 여러 현안들이 산적해 있고 지난 총선에서 핵심 공약으로 제기된 한수원 본사이전을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야 할 상황에 처해있으나 이를 해결할 당선자가 인신이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 현안 어느 것도 해결할 수 없어 시민들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하다”며 “당선자가 자유로운 상태에서 진실을 밝히고 또 하루 빨리 건강을 회복하여 경주시 현안 문제를 돌보며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대법원이 최종 판결을 내릴 때까지는 무죄 추정의 원칙에 의해 사건이 처리되어야 한다”며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당선자 재판 빨리 진행 될 듯=4월 28일 검찰에 송치된 김 당선자에 대한 검찰의 기소시한은 오는 17일이다. 그러나 검찰은 기소시한 8일을 남겨두고 지난 9일 김 당선자를 기소함에 따라 재판 또한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따라서 이르면 이달 중으로 김 당선자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김 당선자와 선거운동원 14명을 구속 기소하고 김 당선자의 부인 이 모씨를 기소유해 처분했다. 그리고 지난 9일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서 선거운동원 10명은 돈을 받은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주 기자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