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부터 가을까지 매주 토요일 저녁 안압지에서 펼치는 야간 상설공연이 그 막을 열었다. 지난해까지 통상 100회를 기록한 안압지공연은 사적지에 대한 야간조명과 함께 경주관광 활성화를 위해 백상승 시장의 취임 초기에 기획된 작품이다. 경주가 신라천년의 도읍지로 많은 역사문화유산을 지니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역사문화관광도시이면서도 해마다 관광객이 감소하고 있고, 그나마 찾아오는 관광객들조차 머물지 않고 잠시 필요한 유적들만 둘러보고 떠나가는 게 현실이다. 경주가 점차 스쳐지나가는 경유코스정도로 전락하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관광객을 유치하고 밤에도 즐기고 머물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추진된 사업이었던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상당한 성과를 거둔 성공한 사례로 평가된다. 경주는 노천박물관이라고 불릴 만큼 가는 곳마다 역사현장이고, 각종 문화재들이 산재한 문화유산의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관광객이 감소하고, 관광경기가 침체하고 있는 것은 관광객들의 다양한 변화와 요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는 지금 최첨단 디지털시대에 살고 있고,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을 통해 세계적인 유명문화제들을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문화 환경에 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형문화재를 단순히 보여주는 정도로는 이제 더 이상 관광객을 끌어들이기도 어렵고, 감동을 주기란 더더욱 어렵다. 그 속에 내재된 역사와 관련설화까지도 일깨워 보여줄 수 있는 무형의 문화를 개발해야 한다. 그러한 측면에서 안압지공연은 시의적절한 사업으로 평가되고, 그동안 많은 호응을 얻어 경주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 경주의 이미지와 격에 맞지 않는 낮은 공연수준과 운영미숙 등 고치고 다듬어야할 부분이 참 많다. 안압지공연이 역사문화도시 경주의 위상에 걸 맞는,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유일의 최고 공연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날 경주의 위상 또한 그에 준하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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