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본사재론 총선 최대 쟁점(?)
한나라 경주시협, 이종근·정석호 의원 징계요구
김 전의원 발언에 시의회 발끈, 해명·사과요구
지난 15일 김일윤 전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잠잠하던 경주지역 총선구도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김 전의원이 현재 양북면 장항리로 결정되어 있는 한수원 본사부지에 대해 경주발전을 내세우며 재논의를 해야한다는 주장을 펴 이번 경주지역 총선의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또 시의회는 지난 21일 오후 1시 긴급간담회를 열고 김 전의원의 기자회견 내용이 시의회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김 전의원에게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김 전의원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역의 중차대한 현안을 중재하고 지역을 대표하여 중앙에서 지역의견을 반영해야 할 국회의원이 지역의 독재자로 군림하면서 시의원과 도의원들의 입을 막아 진정한 경주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며 “숙고한 결과 경주시민이 나를 필요로 하고 그것이 경주의 발전을 위한 길이라면 비록 그 선택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경주의 발전을 소망하는 한사람으로서 받아들이는 것이 사명이라 생각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출마 사유를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현직 시의원인 이종근, 정석호(이상 한나라당), 이진구, 김일헌, 김승환 시의원(이상 무소속)과 김대윤, 배용환, 김병태, 강봉종 전 시의원들이 참석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경북도당 경주시협의회(회장 조길조)가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한나라당 소속 이종근, 정석호 의원이 배석한데 대해 해당행위를 했다며 경북도당에 제명을 건의해 지역정가를 달구고 있다.
▶기자회견장에서=지난 15일 기자회견장에는 현역시의원 5명과 전직시의원 4명, 김 전의원 측근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김 전의원이 주장한 이날 기자회견 요지는 국책사업을 유치했지만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고 이를 해결해야 하는 국회의원이 재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현 국회의원은 도의원, 시의원 공천권은 물론이고 시장 공천권까지 영향력을 행사해 마치 자신의 경주를 다스리는 군주처럼 행사하고 있으며 지역 사회를 통합하기 보다는 패가름과 자신의 코드와 일치하는 편중된 인사를 통해서 지역사회를 분열 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수원 본사 이전은 감포·양남·양북 시민의 동의하에 경주가 발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재논의 하고 방폐장만 경주에 두고 모든 경제적인 혜택과 인구 유입을 울산으로 가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지는 않겠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국회의원이 되면 시의원 공천제 폐지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김일윤 전의원이 지난 15일 시청 영상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시의회 “김 전의원은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
기초의원 당 공천 후유증 국회의원 선거에 표출
이종근 의원 “기자회견장에 참석했다고 제명이라니”
▶한나라당 경주시협의회의 시의원 제명요구=지난 15일 김일윤 전의원의 기자회견장에 참석했던 한나라당 소속 이종근, 정석호 의원이 당에서 제명될 위기에 처했다.
한나라당 경북도당 경주시협의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8일 회의를 열어 해당행위를 한 이들 두 시의원들을 당헌, 당규에 따라 운영위원 전원 찬성으로 제명하기로 의결하고 경북도당에 제명 의결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주시협의회는 이들 두 의원은 “지난 15일 경주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이번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기자회견을 한 김일윤 전의원은 지난 17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입후보한 해당행위자로 올해 1월 한나라당에 재입당신청마저 불허된 인사임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소속 이종근, 정석호 시의원은 기자회견장에 배석해 지지함으로써 당원으로서 당의 명예를 훼손시켰을 뿐만 아니라 당에 대한 배신행위를 했다”며 “특히 김 전의원은 회견문에서 현 한나라당 경주시 국회의원에 대한 악의적인 비판과 허위사실 등을 유포한 점을 감안할 때 이에 동조한 이종근, 정석호 두 시의원의 행위는 명백한 해당행위임으로 제명 처리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제명 사유를 밝혔다.
경주시협의회 한 관계자는 “경북도당에 회부된 이종근, 정석호 시의원의 제명의 건은 조만간 도당 윤리위원회 회의가 열리면 논의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근·정석호 시의원은=한나라당 경주시협의회의 조치에 대해 이종근, 정석호 시의원은 기자회견장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제명을 시키겠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종근 의원은 “시민 누구나 기자회견장에 참석할 수 있으며 분위기를 알기 위해서라도 참석할 수 있는데 이를 해당행위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아직 한나라당 공천신청자가 1명 밖에 없다 뿐이지 후보가 결정된 것도 아니다. 타 후보와 만날 수 있고 밥도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경주시의회 발끈=김 전의원의 기자회견 내용에 경주시의회가 발끈했다. 김 전의원이 기자회견에서 시의회를 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 이유다.
경주시의회는 21일 오후 1시 긴급간담회를 열고 김 전의원이 제18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기자회견에서 발언한 내용 중에 특히 ‘지난 1월23일 경주시의회에서 한수원 관계자를 초청해 한수원 본사 이전에 관한 진행과정을 질의하는 자리에서 시민들을 대표해서 구체적으로 확실하게 사업의 진행과정을 확인해야 할 대다수 시의원들이 공천권을 행사하는 국회의원의 눈치를 보면서 시민의 의사를 대변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경주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을 수 없는 굴욕감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을 문제 삼았다.
이날 시의회는 김 전의원의 기자회견 내용 중에 시의회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해명과 사과를 서면요구하기로 했다. 그리고 사과 내용에 따라 차후에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전현직 시의원들 김 전의원들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이유는=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경주지역은 특히 기초의원과 시장에 대한 공천문제로 논란이 심했다.
따라서 당시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했던 당시 현역 시의원들은 불만이 높았고 일부 시의원들은 공천을 받고도 국회의원과의 사이가 악화되면서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에 전·현직 시의원들이 김 전의원을 지지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풀이된다. 이 같은 추세는 경주지역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시의원들의 공천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현직 국회의원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시민단체 김 모씨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례 없이 시의원들이나 시의원에 출마했던 인사들이 대립하게 된 것은 모두 공천으로 빚어진 것”이라며 “기초의원 공천문제가 현직 국회의원들에게 되돌아가고 있다. 대립과 갈등 등 선거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공천제는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