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수 문제, 농민들과 아파트 시공업체 갈등 증폭
주민들 - “피해 입은 농작물을 보상해야 한다”
시공사 - “아파트 공사와의 인과관계 규명되어야”
아파트 시공업체와 인근 농민들간의 갈등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아파트 기초 터파기 공사를 위해 무리한 배수작업으로 인해 본격적인 수확철을 맞은 딸기와 부추가 지하수 고갈로 피해를 입었다는 농민들의 주장과는 달리 계절적인 요인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시공업체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더욱 해결점을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황성동 용황지구 구 제일자동차학원 터에 총 604세대 규모로 건설 중인 현진 에버빌은 지난해 11월부터 터파기공사와 함께 진행된 양수작업으로 지하수가 말라 이 일대 10여 농가의 시설 하우스에서 재배하는 부추와 딸기들이 고사하거나 상품성이 떨어져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
20년간 이곳에서 농사를 지어왔다는 한 농민에 따르면 “지금껏 20년 넘게 농사를 지어왔지만 금년처럼 지하수나 우물이 말라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예전에는 형산강과 가까운 지리적 영향으로 4~5m만 파도 용수가 넘쳐났지만 아파트 공사로 지하수는 물론 우물까지도 모조리 말라버렸다”고 주장했다.
또 딸기농사를 짓고 있는 김 모씨는 “수막재배를 하는 딸기는 일정한 수온을 필요로 하는데 아파트 공사로 지하수가 말라 시공업체에서 기존보다 깊은 관정을 설치해줬지만 수량이 부족하고 이마저도 흙탕물이라서 필터가 막혀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냉해를 입어 기형과일이 속출하고 있어 더욱 피해가 막심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이 지역 농민들은 주장과는 달리 시공업체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농업용수가 부족한 갈수기라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그리고 농민들이 주장하듯 아파트공사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 않느냐”며 “공사가 원인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나온다면 주민들의 입장을 고려할 수 있지만 지금으로선 피해보상과 관련해 회사측에선 어떤 것도 논의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시공업체와 농민들 간의 입장이 첨예한 가운데 농민들은 지하수 부족으로 인한 농작물의 정확한 피해액을 조사해 피해보상을 시공업체에 요구할 계획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종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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