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속에 스스로를 내던져 큰 물줄기를 만들고자 노력     때가 되어서인지 발밑에서부터 쌀쌀한 바람은 일어 옷자락을 끌어당긴다. 그러나 울산의 거리는 늦가을의 황량함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내일이면 뭔가 새로운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분주함. 태화강변을 지나 탁 트인 아산로를 돌아서 울산항운노동조합 사무실을 찾았다.   머리에 띠를 두른 과격한 노동운동의 현장을 TV에서 자주 보아온 터라 조금은 조심스러웠지만 선입견과는 달리 사무실은 정결하고도 따스한 분위기였다.   울산항운노동조합 3선 연임 위원장으로서 울산항운노조새마을금고 이사장을 겸하고 있는 이희철 위원장은 단정한 외모에서부터 상대를 배려하는 화법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자신을 지켜온 의지의 인물임을 감지하게 했다. 1천여명에 이르는 조합원들의 대변자이며 그들 자신이 되어 정당한 권익을 찾고 화합을 이끌어낸다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닐 것이다.   1983년 울산에 정착한 이래 20년 넘게 노조활동을 해왔다는 이 위원장은 오랜 연륜으로 하여 어떻게 하는 것이 노사가 공존하는 길이며 나아가 국가의 발전에 큰 몫을 하게 될런지 정답을 알고 있는 듯했다. 그리하여 울산항운노동조합은 노사관계가 매우 복잡한 울산지역에서 대단히 수준 높은 노사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울산항운노조가 우리나라 항운노조 24개 중에서 규모 면에서는 3위이며 임금이나 후생복지는 단연 최고의 수준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이 위원장의 정직하고 투명한 운영과 이를 믿고 힘을 모운 1천여 조합원이 노력한 대가라는 전언이다. 대화와 타협이라는 평화적인 분위기야말로 노사 모두가 상생하는 길이었던 것이다.   개인의 호사스런 삶보다는 전체 속에 스스로를 내던져 큰 물줄기를 만들고자 노력해 왔다는 이 위원장은 경주시 서면 도리 2리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근면과 성실을 실천하며 이웃을 사랑하던 조부와 부친으로부터 받은 산교육이, 노동조합을 투명운영으로 이끌어 낸 원천이 되었다는 이위원장. 그러나 조합원이 혼연일체가 되기까지 얼마나 스스로를 갈고 닦으며 많이 비워내야 했는가는 이위원장을 사랑하고 따르는 이들이 이미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울산의 전 노동계에 대화와 타협의 분위기를 이끌어내고 있는 울산항운노조는 항만을 통해 이루어지는 모든 수출입 물동량의 상·하역을 맡고 있어 상당히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그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고 한다.   지난해 경영평가에서 1등급 평가를 받은 울산항운노조새마을금고 또한 전 조합원이 회원으로 이루어져 있고 대출 및 각종 금융서비스의 문턱을 낮추어 운영하다 보니 이같이 좋은 결과를 낳게 되었다는데 지역사회를 위해 매년 1천만원 상당의 성금을 불우이웃돕기와 장학 사업에 내놓고 있다. 새마을금고이사장을 겸하고 있는 이 위원장의 부지런함은 이렇듯 곳곳에 그 족적을 남기고 있다.   2004년 5월 근로자의 날에는 ‘석탑산업훈장’을, 지난 10월에는 ‘울산광역시산업평화상’을 받은 이 위원장. 그러나 굳이 모든 영광을 조합원들에게 돌리고 싶다는 진심어린 모습에서 개인 누구로 명명하기에는 훨씬 큰 사람이라는 느낌이었다.   또한 고향의 대소사와 향우회 행사 등을 지나쳐버리지 않고 늘 마음 한 자락을 보태고 있다는 소식에도 감사함을 전하며 이 위원장과 한 몸인 울산항운노동조합의 발전을 기원한다. 가족으로는 부인 이옥수씨와의 사이에 기영, 기수 형제를 두고 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