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테러전쟁의 여파로 만약 경주지역에도 탄저병 등 화생방 테러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할까"
한마디로 모든 시설과 인명이 무방비 상태로 방치돼 죽음의 바다로 내몰릴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세균전 또는 화생방전의 경우 가장 먼저 갖춰야 할 장비로는 방독면이다. 그러나 경주시의 방독면 보유율은 겨우 0.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불안을 더해주고 있다.
시에 따르면 경주시가 보유중인 방독면은 모두 8천8백여개. 이로는 3만5천9백여명에 달하는 민방위 대원에게도 돌아가기 힘든 숫자다.
특히 경주시는 세균전이나 화생방전 이전 인접한 월성원전에서의 방사선 피해대비를 위해서도 이같은 방독면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지만 지금까지 예산부족을 이유로 방치하고 있다.
그나마 원전과 인접한 양남면의 경우 주민이 8천2백여명인데 반해 방독면은 5천2백여개로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게다가 대부분 방독면이 특수용이 아닌 일반용인데다 휠터교체도 없이 10년이 넘게 행정기관에 한꺼번에 보관, 실제 사용이 어려운 상태다.
실제 유사시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각 가구당 이를 분배하거나 마을 단위별로 공동 관리하는 방법이 시급하다.
이밖에 보문호와 덕동댐 등에 대한 식수원 보호와 댐 관리체계도 형식에 그치는 등 무방비 상태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관련, 경주시 관계자는 "오는 2006년에는 원전 인근 지역 주민을 위해 방독면 2만7천여개를 추가 구입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사실 미국의 탄저병 소동이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방독면과 식수원 보호를 위한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