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관광의 초라한 성적표
우리나라를 찾는 외래 관광객 가운데 경주를 찾는 관광객은 얼마나 될까?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를 찾은 외래 관광객의 경주 방문은 무려 20%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후 계속 줄어들기 시작해 2000년에는 외래 관광객의 경주 방문 비율은 9.1%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지난 2005년에는 불과 6.4%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78.1), 부산(23.1), 인천(20.9), 민속촌(14), 에버랜드(9.5), 제주도(9.3)는 물론 수원(8.6), 춘천(6.7), 판문점(6.5)에 조차 뒤지는 10위의 초라한 성적표로 충격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래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경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은 곧 엄청난 감소로 보아야함에도 단순히 경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수에다 초점을 맞추면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비단 외래 관광객뿐만 아니라 내국인 관광객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한국의 술과 떡잔치 등에도 불구하고 1988년을 정점으로 모두 감소추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내국인의 경우 연간 800만 명을 웃돌던 관광객이 최근 6백만 명대에 머무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불국사와 석굴암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불국사와 석굴암의 경우 1995년 415만698명이었던 관광객이 2005년에는 268만7천228명으로 무려 35.3%에 달하는 146만3천470명이 감소한 것이다.
이처럼 경주의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동안 관광객들의 관광패턴의 변화에 경주가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데서 그 원인을 찾아야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90년대까지 경주를 선호했던 어수룩한 수학여행단, 신혼부부, 일본인관광객들이 이미 오래전에 바가지요금에 불친절한 태도에 잔뜩 경계심을 가진 가족단위의 알뜰한 실속파 관광객들로 바뀌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