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누군들 아름다움 세상 꿈꾸지 않으리
주홍 물 든 6월의 흙담장이 눈부시다. 나팔 모양 꽃송이 빌어 쉼 없이 외친다. “도시가 타락하는 것은 달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김선우). “별이 빛나는 창공을 보며 가야만 하는 길을 알았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하냐”고(루카치). 일반 백성의 집에 능소화를 심으면 관가로 끌려가 곤장을 맞았다는 양반꽃. 세상을 독차지하려는 지배층에 대한 화가 임옥상의 항변은 준엄하다. “누군들 아름다운 세상 꿈꾸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