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와 함께 버려지는 양심 독일월드컵에 출전한 대한민국이 토고와 16강 첫 경기를 치른 지난 13일 밤, 경주에서도 대한민국의 16강 진출과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경주시체육회가 마련한 이번 응원전은 ‘경주시민 힘찬 함성! 경주에서 독일까지’란 염원을 담아 황성공원 시민운동장, 경주역, 안강 등지에서 있었다. 국민적인 염원을 한데 모으는 계기가 됨은 물론, 5.31 지방선거로 분열된 시민화합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시의적절한 바람직한 기획으로 평가된다. 황성공원 시민운동장에는 스탠드, 잔디구장, 트랙 등이 응원을 위해 운집한 사람들로 꽉 찼다. 그야말로 입추의 여지없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아마도 시민운동장에 자발적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건 처음이 아닌가 싶다. 더구나 야심한 밤인데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다는 것은 그야말로 월드컵의 위력이다. 운동장을 가득 메운 응원 인파 가운데에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응원하러온 젊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가족단위로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스탠드에는 물론 잔디구장에도 질서정연하게 앉아 응원하는 성숙된 시민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 문화시민으로서의 경주시민의 일면을 보는 것 같아 가슴 뿌듯했다. 질서 있는 응원과 동점골과 역전골에 환호하던 분위기는 정말 감동적이었다. 짜릿한 역전승의 즐거움을 안고 되돌아가는 시민들의 손에는 깔고 앉았던 신문지며 응원에 사용했던 태극기 등 쓰레기들이 들려 있었고, 운동장 바닥은 대체로 말끔했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지극히 일부의 사람들이 몰지각한 행동으로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조용하게 관전하면서 마시는 캔맥주나 음료 정도는 이해가 되지만 그 복잡한 곳에서 굿이 술판을 벌여놓고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마구 떠드는 행위는 아무래도 너무 지나치다. 그리고 자신들의 쓰레기들을 아무렇게나 방치하고 돌아가는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있었다. 다음경기 부터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하고 뒷마무리까지도 깔끔하게 처리하는 성숙된 시민, 수준 있는 문화시민의 면모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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