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찾아서...27 현곡면 가정3리 동학의 발상지요 성지인 ‘용담정’ 가정은 구미산 동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지금 디자인고등학교가 있는 곳에서부터 남사저수지 아래까지가 가정리에 해당한다. 가정은 동학의 발상지이며 성지인 용담정과 동학의 창시자인 수운 최재우 선생의 생가 터와 묘지, 유허비가 있는 동학의 본고장이다. 약 500여년 전 진주 강씨가 이 마을을 개척하면서 가죽나무를 심었는데 가죽나무 정자가 있었다고 하여 ‘정자나무마을’, ‘정자마을’, ‘가정자(柯亭子)’ 혹은 ‘가정(稼亭)’이라 불렀다고 한다. 가정은 1,2,3리로 나누어져 있으며, 남사저수지 아래에 있는 가정마을이 1리, 디자인고등학교가 있는 갓질(지곡)이 2리, 용담정이 있는 매롱골(마룡골)이 3리에 해당한다. 가정3리인 매롱골은 디자인고등학교를 지나자마자 왼쪽에 위치해 있으며, 용담정과 수운 선생 묘지가 이 마을에 있다. * 매롱골은 약 300년 전 해주 오씨(海州吳氏)가 이 마을을 개척하였다고 하며, 지금의 용담정(龍潭亭) 위쪽의 용치에서 용마(龍馬)가 하늘로 올라갔다고 하여 ‘마룡곡(馬龍谷)’, ‘마룡골’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 마을은 벼농사 외에도 배가 많이 나는데 현곡배는 당도가 높고 품질이 우수하여, 소비자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예전에는 감나무도 많았었는데 지금은 감 생산은 거의 없다고 한다. 공기 좋고, 물 맑아 살기 좋은 마을이라고 소문이 나 이 마을에 들어와 살려는 사람들이 많아 인구가 늘어나고 있고, 최근에도 집터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 마을 주민은 남자 85명, 여자 89명으로 총 174명이 64세대를 이루고 있다. * 용담정(龍潭亭)은 동학의 창시자 수운 최제우를 추모하기 위해 교도들이 세운 정자이다. 이곳은 수운선생이 1860년 동학 천도교의 근본사상인 ‘시천주(侍天主)’를 득도한 곳으로 곧 동학의 발상지이며 개벽의 성지이다. 본래 이곳은 수운의 할아버지가 수운의 아버지(근암 최옥)를 공부시키기 위해 지었던 `용담정사`였다. 이를 수운이 ‘용담정’이라 고쳐 부르고 이곳에서 득도하였다. 용담정은 1864년 수운이 대구 감영에서 처형된 이후 폐허가 되었다. 그 이후 중건과 퇴락을 거듭하던 용담정은 1975년 지금의 모습으로 정비되었다. 용담정에는 수운 최제우의 영정이 모셔져 있고 그 위쪽 사각정에는 수운의 부친 근암공 최옥의 문집(근암집)목판 원본을 보관하고 있다. 그 아래쪽에 용담수도원과 포덕문 등의 부속건물이 있고, 입구에는 1988년에 건립한 수운 최제우의 동상이 서 있다. * 수운 최제우 묘(水雲 崔濟愚 墓)는 동학(東學) 교주인 수운의 묘소로 용담정 동북쪽 구미산 줄기에 있다. 태묘(泰墓)라고도 한다. * 용칫골은 용담정이 위치한 그 안쪽 골짜기로 용이 승천했다는 웅덩이인 ‘용추(龍湫)’와 그 위로 폭포가 있었다. 주민들에 따르면 옛날 이곳 용추에는 명주실 한방구리가 다 들어갈 정도로 깊었다고 하며, 김명(83) 용담정 초대수도원장은 이 일대에 말 발자국과 사람 발자국이 37개 정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다 묻혀버리고 작은 웅덩이에 불과했고, 말 발자국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 깨구리바우는 모양이 마치 개구리처럼 생긴 바위로 구미산 위에 있다. 이 바위에 서서 보면 건천읍의 대곡이 내려다보인다. * 매롱골못은 용담정 아래에 있는 못으로 ‘마룡못’ 혹은 ‘마룡지(馬龍池)’라고도 한다. 이 못의 수원은 샘물로 들어가는 물은 없고 나오는 물만 있다고 한다. * 무지개바우(무채바우)는 용담정의 서쪽 구미산에 있는 바위로 이 바위에서 한발이 심할 때면 무제를 올렸다고 하며 물이 폭포처럼 위에서 떨어진다고 한다. 이 바위 옆에 묘를 쓰면 자손들이 잘 된다고 하여 몰래 묘를 많이 썼다고 한다. * 형제바우는 깨구리바우 밑에 있는 바위로 바위 두 개가 형제처럼 나란히 있어 ‘형제바우’라 부른다. *이 마을은 마을회관이 있는 마을 중심부에 참나무와 표고나무, 느릅나무 등 20그루의 오랜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수령 약 150여년 가량 된 나무들로 그 중 한 나무를 당목으로 지정해 매년 정월 보름에 동제를 지낸다고 한다. *용담정 조금 아래에 있는 무덤가 숲에는 파전을 구워 파는 간이주막이 있다. 집에서 직접 담은 술과 안주로는 매운 풋고추를 설어 넣은 파전만을 파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용담정을 오가는 길에 이곳에서 파전에 막걸리를 한잔하는 것도 별미다. 이 마을은 최근 새로운 집들이 들어서면서 수세식 화장실 설치가 늘어나는데 오수관로가 아직 이곳까지 매설되지 않아 수세식 화장실 설치가 어렵다고 한다. 마을의 최고 어른은 손봉선(양동댁) 할머니로 올해 91세이다. 이 마을 출신으로는 충북 음성에 근무하는 이동승(51) 육군 중령이 있다. ∎마을인물 이장 최상섭(51) 새마을지도자 이태형(51) 부녀회장 손말란(51) 최고령자 손봉선(91, 양동댁) 총무 이계원(74) 용담정 초대수도 원장 김명(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