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잎향 머금고 자란 신선의 음식
가을이 익어간다. 바람이 스산하다. 괜한 외로움이 파도처럼 밀려온다면, 그대 떠나라. 두메부추 꽃보라빛 향기 속으로. 바위 틈새 새나오는 샘물마냥 고단한 삶을 청신하게 적셔줄 그 향기 속으로. 태백산 어드메쯤 300살 먹은 도인이 있었다는 약초 전문꾼 최진규의 너스레가 아니라도, 솔잎향 머금고 자란 두메부추는 신선의 음식이라 할 만하다.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민겨’라며 저음의 메시지 남긴 전우익을 닮은 사람이면, 밭둑가 한켠에 두메부추 한줌 심어놓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