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문화원과 ‘경주문집해제’
지난 7일 경주문화원에서는 참으로 좋은 일들이 겹쳐서 일어났다. 때문에 비가 내리는 데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문화인들을 비롯한 유림의 인사들과 각 문중관계자까지 많은 인파들로 붐볐다. 경주지역의 문집들을 집대성한 ‘경주문집해제’ 출판기념식이 있었고, ‘괘정서사’ 현판식이 있었으며 문화원 사무실 이전 개소식이 있었다. 그리고 국화와 분재들을 한자리에 모은 ‘국화전시회’까지 열렸다. 먼저 경주문화원이 이번에 영입한 옛 부시장 관사를 새롭게 단장해 사무실을 이곳으로 이전한 일은 잘된 일이다. 이를 계기로 경주문화원이 지역문화의 산실로서 경주문화의 중심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그리고 괘정 이상렬 선생의 장서를 바탕으로 문을 연 ‘괘정서사’도 축하할 일이다. 특히 소당 조철제 선생의 역작인 ‘경주문집해제’는 경주일대의 각 문중에서 전해오는 문집 286권을 집대성한 것으로 한 지역의 문집을 이렇게 모아서 엮어내기는 처음 있는 일로 우리나라 문화사에 한 획을 긋는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소당 선생은 교직에 몸담아 후학을 지도하면서도 20여년을 각종 문집을 비롯한 실기류, 각종 옛 문헌·자료들을 모으고 연구하는데 열정을 쏟아왔다. ‘월급의 반은 책 사는데 썼다’는 지인들의 이야기가 빈말이 아니다. 선생의 서재에는 각종 문집을 비롯한 자료들로 가득하다. 이렇게 수집한 이 지역의 문집이 300권에 이른다. 이러한 선생의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의 ‘경주문집해제’가 가능했던 것이다. 경주지역의 대표적인 한학자로 평가받고 있는 선생은 이미 ‘경주선생안’과 ‘경주읍지’를 국역으로 펴낸바 있으며 이번 ‘경주문집해제’발간으로 지역문화를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선생의 그간의 노고와 열정에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아울러 앞으로 경주의 문집들을 모두 번역·출간하여 많은 후학들이 쉽게 읽고 배워 선조들의 삶의 지혜를 체득하고 경주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십사 당부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