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어나무는 자작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 교목이다. 서어나무의 특징은 수피가 암회갈색이고 울퉁불퉁하며 반점이 있다. 황해도 이남의 해발 100~1,000m에 자생하고 일본과 중국에도 분포하며 보통 수고가 10~15m, 직경이 1m에 이른다.     내한성이 강한 양수로써 건조하고 척박한 곳이나 해안지방에서도 잘 자라지만 맹아력과 공해에 대한 저항성은 약하다.   설악산이 자생 북한계선으로강원도 이남의 여러 지역에서 자생하며, 경기도 포천군 소리면 일대에서도 자생지를 볼 수 있다.   우리 경주지역 야산에도 서어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다. 전남 무안의 서어나무와 함평의 서어나무는 각각 천연기념물 제82호와 천연기념물 제108호로 지정되어 있는 노거수로 직경이 1m를 훨씬 넘는다.   오래된 서어나무 줄기는 그 특별한 모양새 때문에 한 번 보면 좀처럼 잊을 수 없다. 대부분의 큰 나무 줄기는 둥근 원통형이나 이 나무는 회색의 표면이 울룩불룩하여 마치 보디빌딩 선수의 팔뚝 근육을 보고 있는 듯하다.   서어나무는 참나무종류와 함께 우리나라의 넓은 지역에 걸쳐 자랄 만큼 많은 서어나무가 있지만 실망스럽게도 쓸모가 그렇게 마땅치 않은 나무이다. 우선 줄기를 잘라 놓고 보면 둥그스름한 원형이 아니라 울룩불룩한 모양이다. 그래서 공예품을 만들기에도 판자로 쓰기에도 부적합하다. 뿐만 아니라 나무는 건조가 어려우며 잘 썩기까지 한다.   이렇게 인간에게는 별로 쓸모없는 나무라서 간섭이 없으니까 오히려 저들끼리는 완전한 숲의 군락을 이루며 잘 자란다. 그러나 아름드리 나무로 자랄 수는 있으나 큰 나무가 흔치 않다.   이른 봄에 먼 산을 보면 연두색의 물결 속에 붉은 빛으로 군락을 이루고 있는 나무를 볼 수 있다. 바로 이 서어나무가 내어 보내는 새순은 연두빛이 아니라 아주 진한 붉은 빛이다. 멀리서 바라보면 색다른 봄꽃을 보듯 신기하다. 그 피빛처럼 빨갛던 새순이 어느 샌가 잎새의 형태를 갖추어 가면서 아주 고운 연두빛이 되어 온 사방에 퍼진다.   이 서어나무가 주는 신록의 싱그러움을 따라갈 만한 나무는 그리 많지 않을 듯 싶다. 가을의 노란 단풍도 껍질의 독특함과 함께 산 속의 가을 정취를 한층 북돋워 준다.   이렇게 자연의 아름다운 변화를 보여주는 서어나무는 도시공원의 조경수로도 권장하고 싶다. <경주대학교 사회교육원장 환경조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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