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부터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이진구 대표, 백상승 시장, 이종근 의장
방폐장 유치시 3개 읍, 면의 대책을 묻고 있는 양북면 주민
󰡐서운함은 풀고 대화로 해결을󰡑
󰡒주변 3개 지역 상당부문 혜택 있을 것󰡓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마지막 대형 사업󰡓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이하 방폐장) 유치를 위해 가속도를 붙이고 있는 경주시와 경주시의회, 국책사업경주유치 추진단이 반대 여론이 강한 양북․양남․감포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화의 시간을 갖고 민심잡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4시30분 양북면사무소 회의실에서는 원전 인근 3개 지역 자생단체장들을 초청한 가운데 백상승 시장과 이종근 시의회의장, 이진구 국책사업유치단 상임공동대표가 함께 방폐장과 관련된 지역배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했다.
회의가 시작되기 전 착잡한 표정으로 회의장에 들어선 백 시장은 먼저 󰡒오늘 대화를 통해 그동안 막혀있던 것이 시원하게 뚫리길 기대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백 시장은 󰡒지금은 찬반운동을 할 수 없는 시기여서 이야기를 할 수 없으며 찬반 생각은 시민들 각자의 생각이지만 잘못 이해되고 왜곡된 것은 풀어야 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종근 의장도 󰡒큰 일을 하기가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며 󰡒방폐장 유치로 인한 인센티브는 상당부문 이 지역(양남․양북․감포)을 위해 사용될 것이며 한수원 본사도 가능하면 양북지역에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시의회는 집행부를 감시 감독하는 역할을 하지만 시가 발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시의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마음의 문을 열어 줄 것을 호소했다.
이진구 상임공동대표는 󰡒지난 20여년간 이 지역 주민들의 아픔이 많았다고 생각하며 이 과정에서 한수원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부문이 있다󰡓며 󰡒의정을 하면서 여러분께 만족하게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방폐장이 유치가 되든 안 되든 만나서 의논해야 하는 것이 우리(경주시민)들 사이다󰡓며 󰡒경주시 재정자립도가 30%대에 머물고 있어 국가가 내놓은 것 중에 이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다고 시의회에서 판단했기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시장과 시의장, 공동대표의 말이 끝났으나 쉽사리 질문에 나서는 주민들은 없었다.
양북면 어일리 한 주민은 󰡒주민들만 피해를 희생당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많이 하고 있으며 특히 농민들이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종근 의장은 󰡒저도 농업경영인 출신으로 방폐장의 이미지가 좋지 않아 걱정을 하는데 걱정이 지나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며 󰡒최근 시의원 3명과 일본 로카쇼무라에 갔다 왔는데 그 지역에는 마와 우엉, 낙농 등을 많이 하고 있으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지금 우리 농촌은 방폐장과 관계없이 총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지자체가 돈이 없으면 어떤 대책도 세울 수 없다󰡓며 󰡒지나친 걱정을 우려하고 있는데 현실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 시장은 󰡒지금 1~2%를 갖고 3개 시․군(경주, 군산, 영덕)이 다투고 있기 때문에 3개 읍면에서 적극적이지 않으면 방폐장은 오지 않는다󰡓며 󰡒경주~감포 간 직선도로가 개통되면 대구에서 감포까지 1시간만에 도달할 수 있어 대구~포항 간 도로보다 경쟁력에 앞설 것이며 한수원이 경주에 오면 교통이 원활하면 안 들어 올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주민투표법 위반으로 고발 때문에 어떤 조건도 걸지 않겠다󰡓고 밝힌 백 시장은 󰡒적극적으로 하면 보은의 길도 있다󰡓며 우회적으로 상당한 지원을 암시했다.
그러나 방폐장 유치반대 활동을 해왔던 양북면 임모씨는 󰡒학계에서도 방폐장 부지는 안전한 곳에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1996년 부지조사과정에서 경주는 제외됐는데도 이번에 상라리는 아예 시추를 하지 않고 봉길리에는 3곳을 시추하고 후보지로 적합하다는 것은 잘못󰡓 이라고 주장했다.
임모씨는 또 󰡒원전이 들어서더라도 기간이 지나면 원전이 없어지기 때문에 우리는 희망이 있지만 방폐장이 들어선다면 우리나라가 있는 한 계속 운영될 것이고 불안해서 살아갈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진구 대표는 󰡒오늘 이 자리는 시장과 의장, 도의원과 함께 몇 차례 만나 이 지역에 대해 논의를 하자는 이야기를 했고 양북이 중간지역이니까 양북에서 열게 된 것󰡓이라며 󰡒양남쪽은 상라리를 원해 2공구를 시추했으나 불합격 판정을 받았으며 전혀 확인없이 말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시장과 협의해 이 지역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덧붙였다.
어일2리 배 모씨는 󰡒선거법 때문에 밝힐 수 없겠지만 (방폐장이 유치되면)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백시장은 󰡒이 지역을 위한 이야기를 모두 다 하고 싶지만 상황이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 󰡒3개 읍․면지역이 이익을 보는 것은 당연 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우리는 돈 3천억원과 한수원 본사보다 양성자가속기가 더 탐이 나서 뛰어든 것󰡓이라며 󰡒포항의 정장식 시장은 양성자가속기 때문에 방폐장 유치에 뛰어 들었으며 양성자가속기는 과기부 소관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지원체계가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환 시의원(양남면)은 󰡒주민들의 요구는 양질의 서비스를 원하고 있으며 각종 지원금의 50%를 주변지역에 투입되어야 하며 한수원과 연계한 기업체에 우리지역 농산물 등이 납품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상효 도의원은 󰡒지금까지 반대주민들과 이야기가 없었던 것이 문제였다󰡓고 전제하고 󰡒30년 전에는 포항, 울산보다 경주가 도시 규모가 크고 더 잘살았으나 이들 지역이 공업도시도 변하면서 엄청난 차이로 격차가 벌어졌다󰡓며 󰡒울산, 포항은 일자리가 있고 먹고 살만하니까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며 방폐장이나 양성자가속기가 와야 모든 것이 진행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3개 읍․면 주민 대표들과의 대화는 1시간 20분여동안 계속됐다. 백 시장과 이 의장, 이 대표의 답변이 끝나자 간간히 박수가 나와 처음 대화를 시작할 때와는 다른 분위기로 이날 행사는 끝났다.
이성주기자
<solmelee@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