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감염되는 소생이 불가능해 ꡐ소나무 에이즈`라 일컫는 재선충이 천년고도 경주의 왕경지구까지 확산되고 있어 그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몸길이가 1㎜에 불과하지만 소나무에 침입하면 수액과 물의 이동을 막아 감염 후 8개월~1년이면 소나무를 말라 죽게 한다는 소나무 재선충은 한 쌍이 20일만에 20만마리로 늘어날 만큼 빠르게 증식한다.   재선충은 솔수염하늘소에 붙어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바람을 타고 3㎞까지 날아가기도 하고 감염지역을 통과하는 차량, 목재 등에 붙어서 이동하기도 한다. 발견하기 힘들 정도로 작은 몸집이지만 번식력이 뛰어나고 잠복기간이 길뿐 아니라 이동경로도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한 지역에서 재선충이 발생하면 그 확산을 막기는 쉽지 않다.   이렇게 무서운 재선충, 그러나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제가 없다. 예찰을 강화해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를 빨리 발견하고 더 이상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감염된 소나무를 소각하거나 밀봉해 감염의 확산을 막는 게 고작이다.   경주는 지난해 12월 양남면 수렴리에서 처음으로 소나무재선충이 확인되었으며 지금까지 피해면적이 4.7㏊에 달하지만 문화재가 산재한 왕경지구와는 20㎞ 이상 떨어진 해안지역이었다.     그러나 지난 12일 무열왕릉과 불과 500여m 거리에 있는 야산에서 말라죽은 소나무를 감식한 결과 재선충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경주남산지구를 비롯한 불국사, 석굴암이 위치한 토함산지구, 선도산, 소금강산 등 주요 문화유적들이 산재한 지역에는 대부분 수령 100년 이상 된 소나무들이 밀집해 있다. 자칫 소나무재선충이 이곳으로 확산될 경우 천년고도 역사문화도시 경주의 자연경관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지 않을까 걱정이다.   특히 이번에 소나무재선충이 발병한 지역은 무열왕릉과 인접한 지역이고 경주남산과도 불과 3km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관계기관은 비상대책기구를 구성하고 철저한 예찰과 즉각적인 조치로 더 이상의 확산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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