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의 상징으로 평가받는 한국의 대표적인 시인이며 정신문화운동의 선구자인 김지하(64 영남대학교 석좌교수)씨가 지난 14일 동학의 성지인 경주 용담정을 참배하고 현곡면 가정리에 있는 수운 최재우 선생 유허비를 찾아 고유제를 올렸다. 최근 영남대학교의 석좌교수로 임용된 김지하씨는 평소 동학사상의 재조명에 심혈을 기우려왔으며 지난 13일 영남대에서 가진 첫 강의에서 “어지러움 속에서도 새로운 질서를 찾아가야하는 이 시대에 동학을 새로이 복권시켜 한국학을 바로 세우고 이를 통해 한국책략을 창출해내려는 노력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며 동학의 복권을 역설한 후 첫 방문지가 용담정이었다. ‘(사)생명과 평화의 길’ 관계자들을 비롯한 30여명의 지인들과 함께 용담정을 찾은 김지하씨는 용담정이 바라보이는 용담교에서 참배한 후 수운 최재우 선생의 생가 터 옆에 세워진 휴허비를 찾아 마련한 제수를 진설하고 고유제를 올렸다. 이 자리에서 김지하씨는 ‘구악(구미산)에 봄이 돌아오니 한 세상이 꽃이로다’라고 즉석에서 시를 읊고 “동학이 크게 전 세계로 퍼진다는 뜻인데 이처럼 되었으면 좋겠다. 여러분들이 이 자리를 의미있게 생각하면 할수록 그 일은 더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수운 최재우 선생의 생가 터를 ‘생명과 평화의 길’에 기증한 최운식(50 경주시 현곡면 가정리)씨가 소개되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동학의 성역화를 위해서 선뜻 이 땅을 내 놓은 최씨는 “지금은 텃밭에 불과한 수운 선생의 생가 터가 더 좋은 일에 의미 있게 사용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민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