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사 출토 망새   중국 길림성 옥황각 전경과 망새   중국 심양고궁의 건축 정면도   중국 심양고궁의 망새 상세도      경주박물관 미술관 2층에 가면 황룡사 터 출토 유물들이 많은데 그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 중의 하나가 높이 182센티미터의 대형망새다.   박물관 설명책자에 보면 “망새는 궁궐이나 사원 같은 건물의 대마루 양끝에 세운 대형의 장식기와를 말하는데 보통 매와 같은 날짐승의 꼬리 모양을 하고 있어 치미라고도 하며 이러한 망새의 설치는 건물이 높아 보이게 하여 권위와 위엄을 나타내기도 하며, 길상(吉祥)과 벽사의 의미를 가진 것으로 그 기원은 중국에서 찾을 수가 있다”라고 되어 있다.   그러면 이러한 망새 혹은 치미의 기원은 무엇일까? 사람들에 따라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체로 망새의 기원은 두 가지 설로 압축된다. 첫째는 어룡(魚龍)이요, 둘째는 이문이다.   먼저 어룡설. 이는 하늘의 ‘물고기꼬리 별자리’를 본떠 만든 어룡이며 물고기는 물에서 살고, 물은 불을 끌 수가 있으니 건물의 지붕에 어룡을 올려놓으면 그 건물에 화재가 잘 나지 않는다는 뜻에서 만들었다는 것이 망새의 기원이다. 망새는 보기에 따라서 물고기 꼬리도 닮았으니 그럴듯한 설이다.   두 번째는 용생구자설(龍生九子說)에 의한 ‘이문’혹은 ‘조풍(嘲風)’이라는 용의 자식이라는 설이다. ‘이문’의 ‘이’글자는 교룡(蛟龍)을 뜻하기도 한다. 용의 아홉 마리 자식이란 비희, 이문, 포뢰, 폐안, 도철, 공복, 애자, 산예, 초도를 의미하며 이 중에 ‘이문’은 먼 데를 바라보기를 좋아하므로 지붕 위에다 배치하며 일명 ‘치미’라고도 하며 그 건물의 화재를 억제하는 힘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상기한 두 가지 설의 공통점은 상상의 동물인 용에 관한 것이고 건물의 화재를 예방하려는 벽사의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망새의 기원이 용’이라는 것을 확인하려면 중국의 고건축을 답사하면 되지만 그중에 길림성 북산 옥활각이나 심양고궁에 가도 쉽게 이해할 수가 있다.   즉 심양고궁의 건축정면도와 상세도 그림을 보면 지붕마루 양끝에서 용이 입을 벌리고 마루를 물고 있는 형상이다. 그래서 ‘용마루’라는 용어도 생겨났다. 중국의 고대건축물을 보면 처음에는 망새가 그림처럼 둥근모양이다가 나중에는 물고기꼬리나 날짐승 꼬리처럼 뾰족하게 그 디자인이 변천해 갔음을 알 수가 있다. 비록 고대 중국에서 중요한 건축물의 화재를 예방하고 권위를 상징하며 또 멀리서 보기에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위해 생겨난 망새가 세월이 흐르면서 그 디자인이 간결하게 물고기꼬리나 새 깃털 모양으로 변하였지만, 황룡사에서 출토된 망새는 웅장하고 또 남자와 여자의 얼굴을 서로 엇갈리게 배치하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특히 남자얼굴의 콧수염과 턱수염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잔잔한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신라장인의 멋스런 솜씨가 베여있다.   중국 한국 일본의 수 많은 고대와 현대 건축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수 많은 망새는 각기 그 모양이 다르지만, 그 망새의 기원에는 건물에 불이 나지 않기를 바라는 벽사의 뜻과 또 멀리서 보기에 건물의 권위와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위한 뜻이 담겨있음을 알고 나면 문화재 답사길에 만나는 어떤 망새이든 새로운 애정이 솟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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