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나무는 낙엽활엽교목으로 주로 민가 부근에 자라며 오래되면 아름드리 굵기가 되고 키도 15m가 넘는다. 나무 껍질은 고목이 되어도 갈라지지 않고 회갈색으로 매끈하다. 어린 가지는 적갈색이고 동그란 숨구멍이 발달한다. 잎은 마주나기하며 새날개의 깃 모양으로 7~11개의 달걀 크기 만한 잎으로 이루어진다. 암수 딴 나무로써 기름을 짜는 열매는 암나무에만 달린다. 한 여름에 거의 흰빛에 가까운 연한 노랑꽃이 무더기로 피어 수많은 열매가 달리게 된다. 꽃은 많은 꿀을 가지고 있어서 꿀을 따는 나무로도 가치가 있다. 열매는 10월에 붉은빛으로 익고, 속에는 타원형의 쌀알 굵기 남짓한 새까만 종자가 들어있다. 열매는 옛날부터 기름을 짜서 등잔불 기름으로 쓰였으며 머릿기름, 피부병의 약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토심이 깊고 비옥한 사질양토 등에서 생육이 좋으며, 내한성이 강하여 중부내륙지방에서 잘 자란다. 해변가의 산지에서도 무성하게 자라며 대기오염에 강하고 수세가 강건하여 생장이 빠르고 맹아력도 좋다. 쉬나무는 흔하게 보지 못한 생소한 나무라고 생각되지만 우리 경주지방에 많이 자라는 나무이다. 경상도 지방에서는 소등(燒燈) 또는 소동나무라고도 한다. 즉, 소등은 횃불을 뜻하니 이 나무의 열매에서 기름을 짜서 불을 밝히는 나무란 의미이다. 쉬나무는 아무데서나 커다랗게 잘 자라면서 유지(油脂)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열매가 많이 달린다. 조사에 의하면 20년생의 쉬나무 한 그루에서 일년에 10kg이상의 열매를 채취할 수 있다고 한다. 조선시대의 양반은 이사를 가면 반드시 쉬나무와 회화나무의 종자는 가져갔다고 한다. 쉬나무을 심어 열매가 달리면 기름을 짜서 등불을 밝혀가면서 공부를 해야 하고, 회화나무는 가지의 뻗음이 단아하고 품위가 있어서 학자의 절개를 상징하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양반촌이라는 마을에 가보면 쉬나무 몇 그루는 꼭 있다. 꽃이 적은 8월에 피는 담황색 꽃이 아름답고 10월에 붉게 익는 열매가 아름다와 조경수, 가로수, 녹음수로 적당하며 도시환경에 적응을 잘 하므로 도심내에도 식재가 가능하다. 꽃에는 꿀이 많아 밀원식물로 가치가 크고 특히 열매는 조류의 먹이로 쓰이며 기름을 내어 등유, 디젤기름의 대체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다. 목재는 단단하고 강하여 기구재, 건축재로도 사용된다. 쉬나무와 거의 구분이 안되는 중국 원산의 약용수목인 오수유(吳茱萸)가 있다. 동의보감에 보면‘속을 덮이고 기를 내리게 하며 통증을 멎게한다. 명치 밑에 냉이 쌓여 비트는 듯이 아픈 것, 여러 가지 냉이 뭉쳐 삭지 않는 것, 명치끝이 아픈 것 등을 낫게 한다. 곽란으로 토하고 설사하며 쥐가 나는 것을 낫게하며 담을 삭이고 습과 어열로 감각을 모르는 것을 낫게 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오수유는 쉬나무와 모양새가 거의 같으나 작은 잎의 개수가 약간 많고 잎 뒷면에 털이 있으며 열매가 둥근 것이 차이점이다. <경주대학교 사회교육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