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실된 해안도로를 복구하고 있다.
강한 바람과 비를 동반한 제14호 태풍 ‘나비’가 남긴 상흔이 곳곳에 남아 있는 가운데 경주 동해안 지역은 복구 작업에 한창이다. 특히 양남면 하서리 주민들은 하서4리(진리)에 조성한 축항공사로 인해 해류의 방향이 바뀜으로써 해안 모래가 유실되어 이번 태풍 피해가 컸다며 행정당국에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이곳에서 20년 넘게 살았지만 이번처럼 높은 파도는 처음 봤다”는 한 주민은 “해안 옹벽 높이가 3m에 거리가 30여m가 넘었지만 높은 파도에는 속수무책이었다”며 태풍나비의 위력을 설명했다. 하서리 마을회관을 비롯한 주택 2동이 해안옹벽 유실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고 피해주민은 가재도구만 챙겨 임시거처에서 기거하고 있다. 태풍으로 인한 높은 파도로 도로와 옹벽이 유실된 게 직접적인 원인이긴 하지만 주민들은 축항공사 이후 해류의 방향이 변해 하서천과 바다가 접경하는 지점에 많은 모래가 쌓이게 되고 상대적으로 하서1리쪽의 해안모래의 유실이 심각해진 것이 피해가 커진 원인으로 보고 있다. 또 하서1리 지역의 해안을 따라 조성된 해안도로 옹벽이 무철근 공법으로 시공되어 한 개의 블록이 넘어지면 연달아 넘어지게 되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서1리 임 모씨는 “해안 옹벽들이 이번 태풍으로 쓰러져 옹벽의 기초가 들어나게 되었는데 옹벽의 기초부분이 1m정도 밖에 되지 않더라”며 “모래위에 설치한 옹벽들이 파도에 넘어지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느냐”고 옹벽의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향후 피해의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해안과 근접한 하서1리 쪽으로 트라이포트를 설치하여 모래의 유실과 파도를 막을 수 있게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5~7일까지 3일간 높은 파도가 친 양남면 하서1리 피해지역은 유실된 도로에는 토사를 부어 임시통행로를 내고 해안도로에 쌓인 쓰레기는 차량을 이용해 대부분 수거했다. 양남면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양남면이 80여억원의 재산피해를 입은 것으로 현재까지 조사됐으며 피해지역에는 응급복구가 이뤄졌지만 하서1리 주민들의 주장은 검증되지 않은 사실이다”며 “자세히 모르지만 해안옹벽공사에 대한 공법상의 문제점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축수산과에서 관할하고 있어 피해보고가 올라갔으니 조만간 대책이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