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하루동안 양북면에는 567mm의 폭우가 쏟아져 마을 진입로 등 곳곳이 침수되거나 유실됐다. 사진은 두산마을 입구에서 침수된 도로를 건너다 빠진 트럭을 포크레인이 밀어내고 있다.   경주~감포간(국도 4호선) 도로가 폭우로 토사가 쏟아져 내려 전신주가 넘어져 교통이 두절됐다. 사지은 양북면 장항리 동해주유소 앞.   태풍 `나비`로 경주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서천둔치가 침수됐다. 물이 빠진 후 쌓여있는 쓰레기를 치우고 있는 성건동 자생단체회원들.      지난 6일 하루 동안 강한 바람에 비를 동반한 제14호 태풍 ‘나비’의 영향으로 양북면에는 시간당 49mm의 폭우가 쏟아져 도로가 유실되고 대종천이 범람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이번 비로 경주지역에 내린 비는 평균 247.9mm로 양북면이 567mm, 외동읍 410mm를 기록했고, 건천읍이 116mm의 가장 적은 비가 내렸다.   ▶양북면 등 동해안 가장 큰 피해=이번 태풍 ‘나비’로 양북면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양북면에는 하루만에 567mm의 기록적인 비가 쏟아져 경감선, 석장선은 물론 마을진입로가 유실되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양남면 기구리에서는 차량 1대가 추락해 1명이 실종되고 외동~양남간(지방도 904호선) 교통이 두절됐다.   지난 6일 오후 2시경 4번국도 양북면 장항리 동해주유소 앞에서는 집중 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했고 무너져 내린 토사와 함께 전신주 4기가 넘어져 인근 120가구가 정전됐다. 같은 시각 양북면 일대 420가구도 전기 공급이 끊겼다.   한때 교통이 두절됐던 경주~감포 간(국도 4호선) 도로는 포크레인 4대와 덤프트럭 5대, 20여명의 인력이 투입돼 7일 오전 9시 완전 개통됐다. 그러나 양북면 두산마을 등 일부지역의 마을 진입로가 폭우로 유실됐으나 복구의 손길이 늦어져 8일에야 차량 통행이 가능해졌다.   ▶태풍 ‘나비’로 무너진 농심=순조로운 일기로 예년에 비해 작황이 좋아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던 현곡면 배 재배농가들이 수확기를 앞두고 찾아온 불청객 태풍 ‘나비’로 인해 평균 30%이상 낙과가 발생하는 큰 피해를 입었고 강동면 등지에서도 사과가 강풍에 떨어져 손실이 컸다.   농민들은 “현곡배는 수확기가 대부분 10월 초순이어서 피해가 더욱 컸다”고 말했다.   박 모(현곡면 내태리)씨는 “매년 수확을 얼마 남기지 않고 태풍으로 떨어진 배는 팔지도 못한다”며 “더군다나 농사를 지으면 지을수록 부채만 쌓여가는 실정인데 이마저도 태풍피해로 대책이 없는 형편”이라고 낙심했다.   이 모씨도 “벼농사를 겸하는 농가에는 과실피해에 대한 보상이 전무하다”며 “규모가 크면 그만큼 피해도 큰 법인데 많은 보상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보상해주면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와 같이 벼농사와 과수농사를 같이 짓는 농민들은 태풍으로 발생한 피해 일부라도 보상을 받으려고 신고를 해도 전업농가에게만 적용되는 태풍피해보상은 자신들에게 해당되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나마 강풍으로 인한 피해를 막아주는 방풍막설치에 대한 정부지원사업의 경우 50%를 정부가 보조하고 나머지는 농가에서 부담하도록 되어 있어 재배규모가 적은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이 또한 농민들의 부담이 되고 있다.   농민들은 “재배면적과 농사를 짓는 기간과 비례해서 농가부채가 늘어나는 마당에 50%의 정부보조만으로는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실정이다”고 말했다.   ▶해안가 큰 피해=높은 파도로 인해 봉길리 해수욕장 모래사장이 모두 유실됐고 해안도로도 곳곳이 유실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양남면 하서리에는 해일로 해안도로가 유실됐고 도로변에 있던 주택 2동과 양남면 하서1리 마을회관이 붕괴 위기에 처했다.   또 선박 3척이 피해를 입고 수산증양식장이 유실돼 8천600여만원(경주시 집계)의 재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내 잠수도로 교통두절=이번 폭우로 경주교, 알천교 밑을 지나는 잠수도로가 모두 침수돼 교통이 두절됐으며 7일 물이 빠진 후에도 토사가 쌓여 이날 오후까지 차선을 통제했다.   ▶서천둔치 범람 차량대비, 쓰레기 제거=이번 비로 서천둔치가 범람해 경주시는 이곳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 80대를 대피시켰다.(자진 43대, 견인 37대)   또한 시는 서천둔치에 물이 빠지자 7~8일 양일간 성건동 자생단체 등 200여명의 인원을 동원해 산책로와 잔디구간에 쌓여있는 퇴적물을 제거했다.   ▶복구위해 비지땀=경주시는 7일 오전 태풍 ‘나비’가 동해안을 빠져나가자 교통소통이 되지 않았던 경감선과 석장선, 석굴로, 보불로 등지에 포크레인 4대, 덤프트럭 5대와 수로원 20여명을 동원해 응급 복구했다.   또 태풍 ‘나비’로 급류에 실종된 10대 여고생을 찾기 위해 해병대 수색대 12명, 경주경찰서 50명, 경주소방서 구조요원 30여명 등 100여명이 수색작업을 벌였다.   해안도로가 유실된 양남면 하서리에는 면직원과 김승환 시의원이 월성원전과 대우건설에 장비지원을 요청해 100톤급 크레인 2대와 포크레인 2대, 15톤 덤프트럭 14대를 긴급 투입해 복구 작업을 펼쳤다.   쓰러진 벼를 세우고 떨어진 과일을 줍는데도 군경 병력이 투입돼 그나마 농민들에게 위로가 됐다. 8일에는 안강읍과 강동면에 해병대 200명이 투입되고 외동읍에는 7516부대 1대대 장병 50명이 벼 세우기와 낙과수확에 참여했고 9일에도 안강읍, 외동읍, 천북면, 현곡면 등지에 해병대와 7516부대 장병, 전경 등이 낙심한 농민들의 일손을 덜어 주었다. 이성주기자<solmelee@daum.net> 이종협기자<newskija@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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