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릿하고 즐거운
유년의 기억 저편엔
북경 나비 날갯짓도 파리에 태풍을 몰고 온다든가. 큰 아픔을 준 태풍이 휩쓸고 간 그 곳에도 어김없이 꽃은 피고.
연한 순을 나물로 많이 먹어 가얌취라든가. 약재로 쓰이는 뿌리 말리면 간장 썩는 냄새가 나 패장(敗醬)이라든가.
윤초시 손녀가 마타리꽃을 양산처럼 들고 나서자 신이 난 소년은 싱싱한 마타리를 한 웅큼 꺾는다. 가을을 재촉하는 노란 마타리가 어린 날 향수처럼 바람에 하늘거릴 때, 황순원 소나기의 소년처럼, 유년의 아릿한 기억 저편으로 돌아가는 행복을 맛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