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비싼 주유소의 휘발유 값이 리터당 1천799원, 경유 값도 1천425원을 기록하는 등 기름 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기름 값 2천원 시대도 멀지 않았다.
석유 한 방울 생산되지 않는 우리나라는 석유와 관련한 모든 제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세계 4위의 석유 수입국이며 세계 7위의 석유 소비국이다. 그만큼 국제유가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국제유가가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가히 절대적이다.
최근 미국의 멕시코만을 강습한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또 다시 훌쩍 뛰어 배럴당 70달러라는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계속되는 석유 값의 고공행진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날이 갈수록 오히려 그 기세를 더해가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호가할 시대가 곤 올 것이라고 관측하는 사람들도 많다.
고유가시대는 아무래도 춥고 배고픈 서민들에게 더 큰 고통으로 다가온다. 주거환경이 열악한 서민들의 경우 단열이 잘된 아파트나 고급주택보다 상대적으로 난방효율이 낮고 난방비용도 더 많이 들기 마련이다. 농촌을 비롯한 서민들은 기름보일러를 연탄이나 나무보일러로 교체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불필요한 차량운행을 자제하는 등 에너지 절약에 대한 자구책을 강구해 나가고 있다.
사정이 이만하다보니 정부를 비롯한 각급 기관에서 자동차 부제 운행 등 여러 가지 에너지 절약대책을 내 놓고 있지만 대부분 근본적인 문제의식이 없는 피상적인 내용들뿐이다. 아직은 뭔가 절박한 느낌이 없고 그저 밋밋한 지극히 형식적인 대책들뿐이라 안타깝다.
정부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갖고 에너지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야한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는 교토의정서 발효에 따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친환경적인 대체에너지 개발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아울러 화석연료의 소비를 줄이는 방안들을 적극적으로 강구해 나가야한다.
오랜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형편에 기름 값마저 오르고 따라서 각종 소비재와 공공요금이 오른다면 가뜩이나 힘겨운 서민들의 올 겨울은 유난히 더 추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