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거리나무는 대극과에 속하는 상록활엽교목으로 높이가 10m 안팎으로 자란다. 우리나라 제주도, 울릉도, 전북의 내장산, 충남 안면도 이남의 숲 속이나, 바닷가에 자생하고 있으며, 중국과 일본 등지에 분포하고 있다.
이 나무는 추위에 약한 편이라서 경주 지방에는 자생하지는 않지만 월동이 가능한 정원의 조경수로 심어 지기도 한다. 우리 지방은 큰 추위가 없으므로 어린 묘목을 묘포장에 심어서 몇 년 정도만 내한성을 기른다면 공원수나 가로수로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굴거리나무는 내장산이 북한계선이며, 따뜻한 남부지방의 도시 가로수나 공원수 및 녹음수로 많이 심겨져 있다. 전북 내장산의 내장사 앞쪽 산봉우리의 굴거리나무 군락을 천연기념물 제91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굴거리나무를 교지목, 산황수, 수홍박, 굴거리라고도 부른다.
굴거리란 이름이 흥미로우나 어디서 유래되었는지 알 수 없다. 나뭇잎이 두껍고 길어 고무나무 잎처럼 생겼다. 특히 잎이 깨끗하고 수형이 아름답고 잎자루가 길면서 붉은빛을 띠어 관상가치가 높은 조경수이다. 굴거리나무의 잎은 약으로 쓰이는 만병초라는 나무와 닮아서 내장산 지역 사람들은 만병초라고도 부른다.
나무의 작은 가지는 굵고 녹색이며, 햇가지는 붉은 빛이 돌고, 털이 없다. 잎은 호생하며, 가지 끝에 밀생하고 타원형이다. 잎의 윗면은 짙은 녹색이며, 뒷면은 회백색이고, 털이 없다. 측맥은 12~19쌍으로 맥은 고르게 나란히 늘어서고, 잎자루는 붉은색 또는 녹색이다.
4~5월 암․수 딴 그루에서 꽃이 피는데 녹색을 띠고, 잎겨드랑이에 총상화서(總狀花序; 긴꽃대에 작은 꽃자루가 있는 여러 개의 꽃이 어긋나게 붙는 꽃차례)다. 수꽃은 수술 8~12개, 암꽃은 약간 둥근 자방에 2개의 암술대가 있고, 자방 밑에 퇴화된 수술이 있다.
열매는 10~11월에 익는데 핵과로서 긴 타원형이며, 암벽색으로 익는다. 번식은 열매를 노천매장하였다가 파종하여 묘목을 얻는다.
한방과 민간에서는 잎과 수피를 늑막염․복막염․이뇨․건위, 식욕촉진에 쓰며, 잎과 수피의 즙을 끓여서 촌충 등의 구충제로 쓴다.
<경주대학교 사회교육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