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분홍 꽃망울을 단 연두색 꽃대궁이가 조용한 반란처럼 풀섶위로 머리를 쑥 내민다.
연한 자색의 꽃이 꽃방망이를 이루는 무릇은 8월에 만나는 기품있는 꽃. 맛이 강해 평소엔 나물축에도 끼어주지 않지만, 흉년엔 구황식품의 역할을 톡톡히 했었다. 경주에선 물래이 혹은 물레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식물도감에는 없다.
물레나물이라는 완전히 다른 식물만 있다. 물래이가 언제 무릇으로 둔갑한 건지, 아니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