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전국 333개 초등학교 축구팀이 참가한 이번 2005대교눈높이전국초등학교축구대회에는 대회 규모만큼 다양한 이야기도 풍성하다. 특히 초청팀으로 경주를 방문한 동티모르 선수들이 단연 돋보인다.
11~13세까지의 선수 19명과 코치2명 등 동티모르팀을 이끌고 온 󰡐동티모르의 국민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는 김신환 감독(48.동티모르 유소년축구)을 만나보았다.
-편집자 주-
󰡒최고의 축구시설과 역사문화도시인 경주를 방문하게 되어 기쁘다󰡓는 김 감독은 우연한 기회에 동티모르를 방문했다가 가난하지만 해맑은 모습으로 축구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남아서 가르치게 되었다고 했다.
오늘의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팀이 있기까지는 자신의 헌신적인 노력보다는 축구에 대한 아이들의 열정이 만들어 낸 결과라는 김 감독은 실업축구 시절인 지난 81년~88년까지 현대자동차에서 선수생활을 했고 2003년부터 신생독립국인 동티모르에서 유소년팀을 만들었고 지난해에는 세계대회 2연패를 일궈내 동티모르 정부로부터 축구학교 지원을 약속받았지만 축구장, 교실, 부대시설을 지을 경비는 전무한 상태라고 한다.
󰡒리베리노컵 우승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어 주위에서 많은 후원을 해주지만 열악한 재정으로 팀을 운영하다보니 장비구입을 비롯한 사소한 경비가 많아, 부족한 것이 많다󰡓며 축구관계자들의 관심과 협조를 부탁했다.
이번 2005대교눈높이전국초등학교축구대회에는 처음 참가한 동티모르팀은 뛰어난 축구실력 못지않게 예의바른 행동이 눈에 띄었다. 인사 잘하기로 소문나 대회에 참가한 관계자들의 칭송이 자자하다. 이는 김 감독의 축구에 앞서 인성교육과 남을 배려하고 아끼는 도덕교육을 먼저 가르친 결과였다.
대회에 참가하는 팀이라면 당연히 우승이 목표겠지만, 최선의 노력으로 재미있게 축구를 해야 한다는 김감독은 󰡒성적위주의 경기로 아이들에게 압박하는 국내의 지도자나 학부모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축구를 통해 선수들에게 최선의 노력이 성적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지시킨다고 했다.
󰡒유연한 몸과 축구에 대한 이해력이 뛰어나다󰡓며 선수들을 칭찬한 김감독은 󰡒드리블이나 패스 등 기본기 위주의 반복훈련을 통해 조직력과 정신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 대해 김 감독은 󰡒시설면에서는 나무랄 것이 없을 정도로 완벽하다. 하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기량을 펼치는 것에 비해 경기장을 찾는 관중의 수가 적어 아쉽다󰡓며 축구 꿈나무들의 멋진 플레이에 경주시민들의 많은 격려를 당부했고 또 󰡒내년부터는 해외 강팀을 초청해 국제대회리그를 동시에 가져 아이들에게 보다 많은 경험을 갖게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또 󰡒경기 중 대회시간이 늦었다며 경기장에 오토바이를 타고 들어온 경기장 관리인이나 내 아이밖에 모르는 열성 학부모들의 몰지각한 행동에 아연질색하게 되었다󰡓며 대회명칭처럼 눈높이에 맞춰 아이들을 보살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언제나 자신보다는 아이들이 먼저라는 김신환 감독을 만나보고 축구지도자 이전에 󰡐인생의 지도자󰡑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종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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