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많이 가져가겠다고 떼를 쓰는 바람에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그동안 잠자고 있던 신월성 1,2호기 건설에 따른 원전특별지원금 697억원의 사용처가 확정됐다.   경주시는 원전특별지원금 697억원을 포함한 2005년도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상정했고 지난 18일 경주시의회가 이를 확정함으로써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697억원의 용처가 결정된 것이다.   그러나 장고 끝에 악수라고 했던가? 그렇게도 오랫동안 묘수를 찾느라 고심하더니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 697억원을 마치 제사떡 나누듯이 정말 기가 막히게 갈기갈기 갈라놓았기 때문이다.   그 동안 꾸준하게 시위를 벌여온 감포(80억원), 양남(80억원), 양북(120억원)은 큰 조각을 배정해 주고, 나머지 지역(읍면지역은 10억원씩, 동지역은 7~8억원씩)은 좀 작은 조각을 나누었다. 그리고 조금 남긴 덩어리(200억원) 일부는 문화예술회관 짓는데 보태기로 했단다.   대들보에 쓰일 재목을 자르고 쪼개어 땔감으로 쓰는 꼴이니 삼척동자도 웃을 일이다.   찬란한 문화유산을 남긴 신라의 선조들이 들으면 배를 잡고 웃겠지만 이걸 나누는 일에 참여한 사람들은 어쩌면 이런걸 보고 황금분할이라고 할런지도 모르겠다. 이를 기안한 집행부나 심의한 시의회의원들은 철저한 갈라 먹기식 예산배정에 대해 과연 시민들이 어떻게 평가할까 두렵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   하기야 골고루 갈라주면 시끄럽지 않으니 쉽고 편하다. 또 많은 요구들을 잠재우고 제대로 된 용처에 쓰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시민들이 경주지역에 새로운 원전 2기를 승인해준 댓가로 받은 이 돈은 뭔가 의미 있게 쓰여 지길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이래선 안 된다.   따라서 이번 원전특별지원금 697억원에 대한 예산편성은 재고되어야 마땅하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