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경주시의회 2005년도 행정사무감사는 15일 현재 본청 주요부서의 감사를 마치고 읍면동 감사에 들어갔다.
올해 행정사무감사는 지난해까지 1감사반은 본청소관부서, 2반은 읍면동을 맡아 실시하던 것을 시의회 상임위원회별로 해당 업무를 감사하는 방법으로 실시됐다.
■제1행정사무감사특위■
기획문화국, 자치행정국, 보건소, 사적공원관리사무소의 감사를 맡은 제1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위원장 정석호)는 주로 각종 보조금의 사용실태와 시장공약사항 등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다음은 각 국별로 다뤄진 주요 감사내용 스케치.
●기획문화국●
지난 13일 실시된 기획문화국 소관 업무의 감사는 일부 의원이 개인감정을 담은 듯한 발언과 답변하는 공무원 사이에 얼굴이 붉어지는 장면이 여러 번 일어났다.
▶각종 위원회 운영 논란=기획문화국 소속 각종 위원회는 지난해 특정 대학 교수에 편중된 위원 위촉과 연중 회의를 한 번도 개최하지 않은 위원회의 정리 등이 이번 감사에서도 지적됐다.
의원들은 경주시규제개혁위원회, 경주시민자유치사업심의위원회, 경주시사편찬위원회 등이 지난해와 올해 현재까지 회의를 한 번도 개최하지 않은 것을 지적하고 유명무실한 위원회의 정리를 따졌다.
의원들은 시가 위원회와 협의회 등을 두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꼭 필요한 위원회와 협의회는 주기적으로 소집해 자문을 얻는 방법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단골 감사대상, 각종 보조금=각종 사회단체 및 협의회 등에 지원된 보조금에 대한 많은 지적이 나왔다.
강봉종 의원(성동동)은 남산연구소 등 일부 단체만이 정산서가 잘되어 있고 대부분이 영수증 없이 자신(공무원)들이 정산한 자료라고 주장했다.
이삼용 의원(월성동)은 보조금을 지급하는 예산편성의 기준은 무엇인지 따지고 이만우 의원(안강읍)은 보조금 지원이 들쑥날쑥해 기준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손오익 기획문화국장은 󰡒각 단체 보조금의 경우 지방재정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조금을 편성하고 있으며 단체에서 보조금을 신청하면 담당부서 검토→예산부서 검토→조정→재정심의원원회 상정→결정 등의 절차로 지원된다󰡓며 󰡒행자부 상한선 지침이 지난해는 7억원, 올해는 7억2천만원으로 이를 벗어나 지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묵은 감정 풀기(?)=감사정보과의 직무에 대해 집중적인 추궁에서 강봉종 의원과 감사과장이 일촉즉발의 위기까지 갔다.
의원들은 매년 감사에도 불구하고 같은 내용의 잘못이 반복되는 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최학철 의원은 󰡒경주시가 올해 명시 이월된 예산을 보면 명시이월 1천90억원, 사고이월 238억원으로 총 1천300억원에 달한다󰡓며 󰡒이는 사전예방을 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예산을 사장하고 적정하게 활용하지 못한 것으로 감사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모 단체와 강봉종 의원간에 벌어진 대립이 이날 감사정보과 감사에서도 그대로 재현됐다.
강 의원은 󰡒지난해 환수조치를 당한 모 단체의 내용이 없으며 징계 결과를 보고해야함에도 그렇지 못했다󰡓며 󰡒시가 이 기회에 단체를 감사해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찬스인데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강 의원의 모 단체에 대한 불만은 계속됐다. 강 의원은 󰡒작년에 30~40명이 동원돼 항변하고 난리가 난적이 있다󰡓며 󰡒작년에 그만큼 열을 올려 이야기를 했으면 나에게 알려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추궁하자 감사정보과장은 얼굴을 붉히며 충돌 위기까지 갔다가 무마됐다.
강 의원은 모 단체에 대한 성토는 문화관광과로 넘어가서도 계속됐다.
강 의원은 모 단체에서 실시하고 있는 별빛신라역사기행 예산을 지원했는지 추궁하고 노인인력기관에서 하는 것은 사회복지과가 소관인데 사회복지과도 모르는 것을 문화관광과가 하고 있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화관광과장은 󰡒행사(별빛기행)가 호응이 좋고 문화행사이기 때문에 우리부서 소관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강 의원은 󰡒한 사람이 다하고 이사도 가명으로 했다는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부기를 잘못했다고 보는데 인정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강 의원은 또 이 단체의 2003년도 통역가이드비 지원문제를 따졌다. 이 과정에서 강 의원은 내용이 다른 예산서를 갖고 집행부를 추궁했으나 집행부가 갖고 있는 예산서에는 삭감된 것으로 나와 있었다.
강 의원은 󰡒이 단체는 자기들이 하는 행사를 마치 경주시가 하는 것처럼 하는 행위와 목적이 나쁜데도 자꾸 감싸주기 때문에 내가 이야기하는 것이다󰡓며 추궁은 이어졌다.
강 의원이 계속해서 특정 단체에 대한 추궁이 쏟아지는 동안 다른 의원들은 모두 침묵으로 일관했다.
▶아직도 난시청 TV 못 보는 지역 있다=디지털 시대에 경주지역은 아직도 TV난시청 지역이 읍면과 동지역에 1만388세대에 달한다. 그중에 아직도 최악의 상황에서 TV를 시청하고 있는 곳은 1천50세대나 된다.
최학철 의원(안강읍)은 󰡒1가구가 매월 8천원만 하면 고화질의 TV를 시청할 수 있는데 사회적인 갈등 해소를 위해서라도 시가 과감히 지원해 TV난시청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또 󰡒재 너머 지역(감포․양남․양북)의 경우 돈이 많은데(원전지원금) 이 돈을 떼어서 할 용의는 없느냐󰡓고 물었다.
정석호 위원장(현곡면)은 󰡒디지털방송시대에 아직까지 경주에 TV난시청 지역이 있다는 것은 주민들의 삶의 질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개선을 요구했다.
이만우 의원(안강읍)은 󰡒TV난시청지역 대부분이 읍면 오지지역으로 자부담이 많아 유선을 설치하지 못하고 있는 곳이 많다󰡓며 󰡒농촌복지를 위해 투자하는 예산 대부분이 대농가나, 단체에 지원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인데 소농가는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장공약 잘 지켜지고 있습니까?=최학철 의원은 기획문화국 소관의 시장공약사항인 △신라의 거리조성 △신라촌 조기준공 △국립경주극장 건립에 대해 추진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신라의 거리 조성은 집행부가 23억원을 투입한다고 해놓고 4년이 다되어서야 1억원을 투자해 가로등을 설치하는 사업을 했다고 공약을 이행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손오익 국장은 󰡒신라의 거리는 용역에 다따라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 진행될 역사문화도시 조성사업에 포함시켜 추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또 󰡒신라촌 건립은 15년 동안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것 같지만 조금도 진행 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자치행정국●
감사 둘째 날인 지난 14일 실시된 자치행정국 감사는 태권도단체의 정통성 문제와 체육단체에 대한 문제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도마 위에 오른 ATA태권도대회=지난 4월14일~17일까지 4일간 실시된 `경주ATA태권도월드 챔피언십대회󰡑에 대한 의원들의 집중 추궁이 있었다.
의원들은 시비 3억원의 지원된 이 행사의 투명성과 경주의 실익을 따졌다.
백수근 의원(황오동)은 󰡒외국인이 1천명 온다고 해놓고 순수 외국인은 537명에 불과하며 대회도 4시간 밖에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행사를 했다는 사진은 홈페이지에 많이 있으면서도 향후 방향은 전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재우 의원은 󰡒경주시가 세계적으로 공인된 조직을 안 통하고 일을 하기 때문에 말썽이 생기는 것이라 정식으로 대한태권도연맹을 통해 행사를 해야 한다󰡓며 󰡒경주시는 사이비만 통해서 행사를 하려 하다󰡓고 지적했다.
최학철 의원은 󰡒이 대회가 왜 엉터리인가 하면 외국인이 1천명이 온다고 해놓고 530여명이 왔다고 했으며 숙박시설을 확인해보면 250여명 밖에 확인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봉종 의원은 󰡒외국인이 많이 왔다고 했는데 내가 버스를 세어보니 7~8대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체육회, 각종 체육행사 집중 추궁=의원들은 도민체전이 예산을 들이고도 성적이 나쁜 것은 󰡒체육인들이 정신상태가 썩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강봉종 의원은 󰡒내가 3년전부터 체전에 대해 이야기를 했으며 육상은 체전의 꽃인데 육상을 잘해야 성적이 올라간다󰡓며 원전 등 기업과 연계해 육상부문 육성을 요구했다.
의원들은 벚꽃마라톤에서 빚어진 󰡐메달 오기사건󰡑 등을 추궁하며 체육회 전반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
▶정통성 없는 태권도 단체 지원 문제 있다=불국사에 태권도인들이 전지훈련을 오는 문제도 지적됐다.
의원들은 불국사에 타 지역 태권도인들이 전지훈련을 오는 것은 시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내막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보고서에는 6만5천여명이 다녀갔다고 하지만 실제로 지난해 다녀간 사람은 2만2천여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 일을 추진한 곳이 태권도협회와 전혀 상관이 없으며 차라리 불국사여관 협회에 도움을 주는 것이 맞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박재우 의원은 󰡒내면을 보면 사람을 데리고 오면 업소에서 1인당 얼마씩 주는 식으로 하고 있고 심지어 선금을 주는 업소도 있다󰡓고 말했다.
■제2행정사무감사특위■
제2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위원장 최병준)은 지난 13일부터 산업환경국, 건설도시국, 읍면지역을 맡아 감사를 실시했다. 다음은 건설도시국 감사요지.
●건설도시국●
▶홈플러스와 황성동 장례예식장=정창교 의원(양북면)은 준공업지역 내 허가를 신청한 홈플러스는 지분의 대부분이 외국기업의 소유며 지역자본의 외부유출로 가득이나 어려운 지역의 영세업자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소비자의 선택의 폭 확대가 가능하도록 추가적인 업체의 입점이 가능한지를 물었다.
황성동 장례예식장과 관련, 의원들은 경주시가 승소와 패소 시에 어떻게 할 것인지를 따졌다. 의원들은 시가 패소하면 책임소재를 묻겠다고 말했다.
의원들이 만일 패소하면 상고할 계획이 없는지를 묻자 시 관계자는 󰡒우선은 판결을 지켜봐야하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상고해야한다는 입장이지만 최종결정은 시장님이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의원은 안 되고 문중 민원인은 되고=김일헌 의원(외동읍)이 도시계획구역 내 자연녹지, 보전녹지 내 인허가 현황에 대한 질의 중 보전녹지인 진현동 산66-1번지 경주김씨 제실건물부지에 대한 허가와 관련해 도시과 담당자에게 󰡒경주김씨 제실 부지에 대한 허가와 관련해 의원이 지난번 담당자와의 전화통화에서는 용도와 경관상의 이유로 허가가 절대 불가능하다는 담당자의 말을 듣고 한번 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일이 있다󰡓며 󰡒그러나 불행 중 다행으로 나중에 문중대표인 민원인이 해당 지번에 제실부지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는 말을 듣고 황당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당초와는 조금 벗어난 위치에 건립계획이라고 하기에 허가를 내어주었다󰡓고 해명하자 김 의원은 󰡒동일 지번 내에 경관상 허가가 어렵다는 말과 지금 답변은 원칙에 맞지 않는 행정이다󰡓며 󰡒의원은 허가가 안 되고 민원인은 허가가 가능하고 개인적으로 의원에게 감정이 있느냐󰡓고 추궁했다.
이때 신성모 의원이 󰡒김 위원의 개인이야기로 의사진행이 안 되는데 의사진행을 속개했으면 한다󰡓고 말하자 이에 김의원이 󰡒신 의원님은 공무원들 앞에서 인기성 발언이 아닙니까󰡓라며 󰡒개인적인 이야기라도 의사진행에 필요하면 할 수 있는 것이지 왜 못합니까󰡓라며 언성이 높아지면서 격한 언쟁이 오갔다.
두 의원의 언쟁으로 감사장이 어수선해지자 최병준 위원장을 황급히 정회를 했고 감사는 30분 뒤에야 재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