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개나리가 피는 비슷한 시기에 잎이 나기 전에 초롱 모양으로 늘어져 달리며, 노란 꽃을 피워 장관을 이루는 󰡐히어리󰡑라고 하는 나무가 있다. 멀리서 노란색만 보면 개나리라고 착각할 정도인데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나무나 꽃 모양이 전혀 다르다.
히어리는 이른 봄에 특이하게 생긴 꽃모양으로 아름다운 노란 꽃을 피우는 우리의 순수토종 식물인데도 불구하고 히어리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식물원이나 공원에서 조경수로 식재된 히어리를 봤지만 이름을 몰라 그냥 지나친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히어리란 세련된 이름이 마치 영어이름 같고, 너무나 화사하고 아름다운 꽃송이를 보면 마치 외국에서 들여온 외래수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히어리는 조록나무과의 낙엽성 활엽 관목으로 지난 1910년 순천 조계산 지역에서 첫 발견된 후 한 때 󰡐송광납판화󰡑 라고 불렀다. 현재 환경부 보호종 34호로 지정되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특산종이다.
자생지는 경남의 남해도, 전남의 순천, 지리산, 포천 백운산, 경기도 등이다. 히어리는 햇볕이 잘 드는 산허리 계곡주변의 약간 습기가 있은 곳에 진달래, 철쭉 등과 함께 섞여서 자라며 나무의 높이는 보통 2~3m정도이고, 크게 자라면 높이 5m까지도 자란다. 원래는 산림수종이었지만 현재는 관상수로 개발되어 조경현장에 많이 식재되고 있다.
잎의 모양은 개암나무를 닮아서 넓고 둥글며 가을의 황금색 단풍도 꽃 못지않게 아름답다. 이른 봄 특이한 모양의 노란색 꽃, 여름의 크고 시원한 푸른 잎, 가을의 아름다운 단풍색이 좋아서 개인의 정원이나 공원의 조경수로 적격이다. 추위에 강하고 밑에서 맹아가 많이 올라와 산울타리용으로 식재해도 훌륭하다.
옮겨심기 적응성이 비교적 좋고 배수가 잘되는 비옥한 토양에서 잘 자란다. 종자는 검은색으로 매우 딱딱하므로 번식을 위해서는 노천매장 했다가 파종하면 발아가 잘되며 꺾꽂이로도 번식이 가능하나 발근이 좋은 편은 아니다.
앞으로 도시공원이나 정원의 조경수 및 분재 등 개발 가치가 충분한 나무라고 생각된다. 특히 히어리는 전세계가 공용으로 사용하는 학명이 코리롭시스 코레아나(Corylopsis coreana)이다.
여기에서 종소명 coreana 는 이나무가 우리의 특산임을 분명히 말해주고 있으므로 더욱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나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