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량제 정책 역행하는 묵은 쓰레기 무상수거 빗나간 묵은 쓰레기 무상수거 바른 정책 역행하는 원칙없는 행정 지적 천군 쓰레기매립장 묵은쓰레기로 산더미   경주시가 생활쓰레기 종량제 시행 10주년을 맞아 시민들에게 서비스 차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묵은 쓰레기 무상수거가 종량제 정책을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무상수거 배경은=경주시가 묵은 쓰레기를 무상수거하고 시내 곳곳에 있는 공한지의 환경정비를 하게 된 것은 그 동안 생활쓰레기 종량제 시행 10주년을 맞아 시민들에게 서비스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수거대상은 종량제 봉투에 투입이 불가능한 나뭇가지, 각목, 판자조각, 깨진 대형화분, 이불, 플라스틱으로 제조된 대형 생활용품, 뒷골목 청소사각지대 및 주택가 공한지 등에 불법 투기된 쓰레기 등으로 한정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시내 곳곳에 쌓여 있는 묵은 쓰레기 수거함에 따라 문화관광도시 경주가 깨끗해 졌으며 가정에도 여유공간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빗나간 예상 넘쳐나는 쓰레기=시는 묵은 쓰레기 무상수거를 당초 6월7일~23일까지 실시키로 하고 읍면동별로 수거일자를 정해 7일 성동동과 성건동을 시작으로 23일 현곡면과 천북면을 끝으로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경주시가 처음 예상했던 묵은 쓰레기 수거량은 2천여톤, 4톤 트럭 500대 분량으로 잡았다. 그러나 경주시가 수거일자를 정해 묵은 쓰레기를 수거하던 중 뒤늦게 묵은 쓰레기를 수거한다는 사실을 안 시민들이 주택가 골목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이 많이 다니는 외곽 간선도로에도 산더미처럼 쌓아 놓아 치워야할 날짜가 지나도 속수무책이었다.   이에따라 천군매립장으로 반입된 쓰레기량은 급격히 늘었다 올해 1월에 일평균 93.5톤에 일평균 42대, 2월 173.5톤/일과 62대/일, 3월 117.7톤/일과 66대/일, 4월 245.7톤/일 83.7대/일, 5월에 157.2톤/일, 74대/일의 쓰레기가 반입됐으나 묵은 쓰레기를 반입하기 시작한 6월7일을 기점으로 평균 3배 이상의 쓰레기 수거차량이 들어왔다.     이같이 3배가량이 늘어난 집계는 차량부족과 환경미화원들이 하루에 더 이상 수거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지 묵은 쓰레기가 적은 이유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시는 차량 33대(환경보호과 14대, 읍․면 19대)를 투입해 이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예산도 900여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 같은 추세라면 3천여만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측했다.   시는 보유하고 있는 수거차량으로 해결이 되지 않자 용역업체의 차량 15대와 집게차, 트럭 등을 임대해 수거작업을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당초 23일까지 수거작업을 마치기로 했지만 워낙 쓰레기량이 많아 이달말까지도 어려울것 같다󰡓며 󰡒읍․면지역까지 모두 수거하려면 다음달(7월) 초까지는  수거를 해야 할 상황이다󰡓고 말했다.   현재 시는 묵은 쓰레기를 4천여톤으로 잡고 있지만 14일 현재까지 수거된 묵은 쓰레기량만 하더라도 이 양을 육박하고 있어 적어도 1만여톤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무상수거 무엇이 문제인가=경주시는 지난해 12월30일 쓰레기처리비용은 증가하고 청소예산의 적자폭이 큰 폭으로 늘어나 시 재정이 악화될 수 있어 종량제봉투 가격인상, 일시다량배출 폐기물 처리비 인상, 대형폐기물처리 수수료 세분화를 통해 청소행정의 원활한 추진을 도모하겠다며 󰡐경주시폐기물관리조례󰡑를 개정했다.   그러나 이 같은 조례가 개정된 지 6개월여 만에 경주시는 묵은 쓰레기 무상수거라는 명분으로 수수료를 부과해야 하는 각 가정의 대형폐기물을 무료로 수거했다. 이번 경주시의 빗나간 묵은 쓰레기 수거정책은 지난 10여년 동안 어렵게 정착시켜 온 쓰레기 종량제 정책에 찬물을 붇는 정책이란 지적이다.   황성동 이모씨(44)는 󰡒시가 종량제 봉투 정착 10년을 기념해 시민들을 위해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발상은 좋았으나 방향이 잘못된 것 같다󰡓며 󰡒이번 묵은 쓰레기 무상수거는 행정이 시민들에게 쓰레기 불법투기를 가르쳐 준 상황이 됐으며 앞으로 과연 시민들이 쓰레기 종량제 정책을 잘 지킬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모씨는 또 󰡒앞으로 전개될 사태를 제대로 진단을 하지 않고 시행한 경주시의 이번 정책은 선심성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경주시민 양심테스트?=경주시는 묵은 쓰레기가 당초 수거하기로 했던 대상이 아닌 건축물폐기물과 폐가전제품 등이 쏟아지자 비상이 걸렸다.   시 관계자는 󰡒처음 종량제 봉투 투입이 불가능한 나뭇가지나 각목, 대형화분 등을 수거한다고 이야기 했지만 시민들이 이를 어기고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대형폐기물까지 버렸다󰡓며 󰡒좋은 취지로 했지만 결국은 시민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생각보다 많은 묵은 쓰레기가 배출됐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일부 아파트 단지에는 관리사무소에서 묵은 쓰레기를 수거할때부터 분리할 것을 유도해 폐지와 고철 수거상들이 필요한 것을 미리 가져가 정작 묵은 쓰레기량이 얼마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천군매립장 주민협의체는=시가 수거한 묵은 쓰레기는 모두 천군동쓰레기매립장으로 향했다. 그러나 매립장내에 산더미처럼 쌓이는 묵은 쓰레기에 대해 쓰레기 분리수거를 주장하며 한때 매립장내 쓰레기 반입을 막았던 천군매립장 주민협의체는 말할 수 있는 입장이 되지 못했다.   매립장 주변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협의체의 임원들은 지난 5월말로 임기가 끝났으나 아직 협의체가 재구성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천군매립장 주민협의체가 구성됐다면 그동안 매립장 사용기한 연장에 대해 이의를 제기해 왔던 이들이 어떻게 대응했을지 관심이다.   따라서 이번 경주시의 묵은 쓰레기 무상수거는 매립장주민협의체가 조직을 재편하기 전에 시행한 것으로 밝혀져 또 다른 불씨가 될 전망이다.                    이성주기자 <solmel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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