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영 호 대구대학교 교육대학원 강의담당 교수, 교육학박사, 새화랑유치원 설립자 경주는 학습도시로 리모델링되어야 한다   경주의 중심부는 계속적인 철거로 인해 허심처(虛心處)가 되어가고 있다. 시청사가 있던 자리에는 텅 빈 주차장에 가로등 불빛만 외롭고, 쪽샘의 조밀했던 인가도 철거되어 허허롭기만 하다. 봉황이 날아 왔다던 봉황대 주변 지역 또한 다수 철거되어 도시의 공동화(空洞化)가 아니라 공지화(空地化)로 바뀐 경주시의 중심부는 시각적 공허만이 아니라 생업을 위협받고 있다고 한다.   도시의 중심을 비운 채 외곽지에 확산되고 있는 고층 아파트를 발전하는 경주의 모습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주변과의 부조화에서 천년고도는 21세기의 문명화를 잘못 수용하는 인상이다.   첨성대, 안압지, 반월성, 계림, 서천, 북천, 황성공원 등의 찬란한 야경과 놀라운 환경정비는 아름다운 경주의 새 모습을 연출하고 있어서 시민의 정서생활과 건강증진에 기여하는 바가 크지만 이것 역시 시민들을 외곽지로 보내는 외출행정의 소산이 아닐까 한다.   뿐만 아니라 시 외곽 노선을 달리는 차량행렬은 보문단지에서 준비해온 음식을 나눠먹고 쓰레기와 매연만 남기면서 떠나가는 도로망의 구조적 설계 때문에 도심의 시민들은 장사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상가들은 인파로 골목을 가득 메우던 지난날을 그리워 할 뿐이다.   이와 같은 도심의 어려운 실제는 시민이나 외래 관광객이 찾아올 수 있는 조건의 결여가 그 첫 번째 원인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그 해결의 일단으로 도심에 산재한 문화재를 중심으로 경주시를 학습도시로 바꾸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세계 각국은 도시의 안정과 시민들의 기본적 번영과 웰빙을 추구하고 시민들의 잠재력을 계발하며 인적․물적․재정적 자원을 합리적․혁신적으로 동원하는데 학습이 핵심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학습도시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학습도시라는 것은 도시의 총체적 역량을 동원하여 시민의 학습활동과 도시의 활성화를 동시적으로 추구하는 이상적인 학습사회로서의 도시를 말하며, 단순히 체험학습을 위한 학습공간을 갖춘 도시가 아니다.   학습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교육과 학습에 관련된 총체적 자원을 효율적․효과적으로 재구조화 하는 작업이 요청된다. 도시를 재개발할 때는 누구나 쉽게 학습할 수 있도록 학습자원에 대한 접근 용이성을 고려하여 개발하여야 하고, 새로운 도심 타운 형성에 관한 도시공간계획이 수립될 때 역시 학습자원에 쉽게 접근 할 수 있도록 도시공간계획을 마련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학습도시 조성은 도시 전체의 학습 활성화를 위한 행정정책을 통하여 실현될 수 있다.   학습도시는 교육을 통한 시민의 고용력 중진과 산업기술력의 향상을 도모할 수 있고, 지역사회의 침체된 분위기 쇄신과 재활성화를 위하여 지역사회의 문화적 요소를 고양함으로써 도시 전체의 활성화에 접근하고 또한 지역민의 실제적 학습기회의 확충과 학습활동의 활성화를 촉진할 수 있는 것이다.   도심에 산재한 문화재를 중심으로 도시학습관(평생학습관)을 설치하여 학습자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시설과 설비를 마련해 둔다면 경주를 찾는 사람은 많아질 것이다.   예를 들면, 봉황대 옆에 기린각을 복원하여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는데 유공한 인물의 초상과 공로에 관한 사료를 비치하고, 가상의 시나리오를 영상화하여 볼 수 있게 하는 등 각종 시설 설비를 마련한다면 어떨까.   또한 구 시청사 부지에는 적정규모의 경주중앙도시학습관(평생학습관)을 건립하여 경주의 민속자료를 비롯한 문화유산에 대한 해설 자료와 호국 충절, 효자, 열녀 등의 인물에 대해 귀감이 되는 사료를 비치한다면 좋은 학습도시가 될 것으로 믿는다.   이와 같이 각종 교육자료를 비치하여 언제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학습이 전개될 수 있도록 한다면 경주 시민들의 학습은 물론 외래 관광객들도 뭔가 배워가는 도시로 경주를 기억할 것이다.   경주는 도심으로 찾아드는 학습도시로 리모델링 될 때 21세기가 지향하는 선진 도시가 될 것이며, 그로 인해 경기 활성화가 촉진되어 경제적 여건을 호전시키는 중핵적 가치를 가지는 관광도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