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음력 보름을 전후한 토요일마다 고도 경주를 찾으면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신라문화원 (원장: 진병길)에서 주관하는 ‘달빛신라역사기행’을 만날 수 있다. 열두달 보름달에 무슨 차이가 있을까 만은 그래도 달밤하면 떠오르는 신라의 보름달이 그중 으뜸이 아닐까?
이번 6월 18일(土) 불교문화의 정수인 불국사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초여름의 좋은 날씨와 불국사라는 흥미로운 장소가 어울려져 참가자들에게 한층 더 기대감을 주고 있는데.6월 18일 달빛기행으로 미리 여행을 떠나본다. 6월 18일 오후2시부터 전국 각지에서 소문을 듣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많은 참가자가 신라문화원으로 몰려든다. 참가자 모두의 얼굴에 고도 경주를 찾은 여유와 불국사에서의 신비스러운 달빛기행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하다.
한번쯤은 다녀갔을 불국사이지만 달밤의 불국사는 어떠할런지?
‘사실 전국 유명한 곳에서 탑돌이를 하면서 소원을 빌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다보탑. 석가탑에서의 탑돌이에 비길수 있겠습니까’ 어느 참가자의 말처럼 모두 설레임 가득한 모습으로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이윽고 오후 3시가 되자 “오늘은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서 먼저 ’화랑 기파랑전‘이라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잠시 감상한 후 불국사로 이동합니다”라는 진병길 원장의 간단한 행사 소개를 마친 후 참가자들 마다 신라문화원 회원들이 정성스레 마련한 백등과 찰보리빵 등을 손에 들고 준비된 버스로 차례대로 오른다.
차안에는 오늘 안내를 맡은 전문 강사와 경주시니어클럽 소속의 신라문화유산해설사들이 반갑게 참가자들을 맞아 준다. 그 다정한 모습들이 고향에 있는 부모님을 뵙는 듯 하다
차는 정원을 채운 후 순서대로 떠나고 차안에서는 불국사 소개가 이어진다.
구수한 얘기 속에 30여분을 달려 엑스포 행사장에 도착하고 영화를 재미있게 감상한 후 불국사로 이동한다. 참가자들은 들떠있는 마음을 잠시 추슬러 불국사 경내로 들어선다. 차안에서 들은 얘기들을 현장에서 다시 한번 음미해보고 곧이어 저녁 예불 직전 외래 방문객이 모두 떠난 경내에서 달빛기행 참가자들만 석가탑. 다보탑 광장에 조용히 앉아 스님으로부터 사물의 의미와 윤회에 대해 듣고 예불 전 의식인 사물의 울림을 듣는다. 이 모든 행사를 허락해 주신 불국사 주지 스님 및 큰스님들께 고마운 마음이 다시 한번 든다. 참가자들 중 불자들은 예불에 같이 동참하고 불교 신자가 아닌 사람들도 흥미로운 듯 의식을 지켜본다. 이때만큼은 종교를 떠나 모두 경건한 마음이다. 예불이 끝난 후 질서 정연하게 일어나 달 아래 석가탑. 다보탑 탑돌이를 한다. 소원까지는 아니더라도 탑을 돌면서 지그시 눈을 감고 잠시나마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사뭇 진지하기 까지 하다.
탑돌이를 마친 후 불국사를 뒤로하고 나서는 참가자들에게 불국사 입구에서 정성스레 준비한 국악공연이 기다리고 있다. 아까 탑돌이를 하면서 저마다 소원을 빌던 백등을 두손에 쥐고 건달바 풍물패의 흥겨운 가락에 맞춰 공연장까지 가지런하게 두줄로 놓여있는 백등의 안내를 받으며 공연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차문화예절반 소속 회원들의 따뜻한 녹차 한잔과 찰보리빵, 서라벌국악실내악단의 잔잔한 우리 전통 음악이 참가자들을 맞아준다. 곧이어 참가자들의 행운과 안녕을 비는 헌다례(獻茶禮)에 이어 서라벌국악실내악단의 아리랑을 시작으로 국악 한마당이 펼쳐진다. 참가자들마다 백등을 흔들며 가락에 맞춰 신라의 달밤을 마음껏 느낀다. 가족 단위로 많이 참가한 것을 감안하여 국악 반주에 맞춰 어린이 동요를 들려줘 부모와 어린이가 같이 율동을 즐기며 함께하는 시간도 가진다. 흥이 무러익을 무렵 명상음악으로 유명한 불국사 합창단 지휘자 홍순지 선생의 아름다운 노래를 듣는다.
참가자 모두 새로운 경험으로 노래의 영롱함에 모두 신비로워하는 표정들이다.
이날 행사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신라문화원에서 전 참가자가 같이 어울릴 수 있도록 정성스레 준비한 풍물놀이와 강강수월래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참가자 모두 자리에 일어나 건달바 풍물패의 농악 놀이에 같이 춤도 추며 마음껏 즐긴다. 풍물놀이가 끝난 후 바로 남경옥 선생의 강강수월래 구령에 맞춰 참가자 모두가 손을 잡고 큰 원을 그리며 강강수월래 놀이를 함께한다. 보름달밤 아래서 전 참가자가 큰 원을 그리며 강강수월래를 하는 장면은 참으로 장관이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모두 즐거워한다. 소박한 우리의 전통 놀이지만 쉽게 접해볼 수 없는 놀이라 더욱 흥겨워 하는 것 같다. 이렇게 소리도 지르고 뛰어 노는 동안 어느듯 시간이 흘러 시계가 9시20분을 가리키며 행사 막바지에 이른다.
달빛 고고한 신라의 달밤!
이렇듯 아름답고 운치 있는 달밤을 어디서 또 맞을 수 있을까?
둥근달이 휘영청 떠올라 참가자들과 헤어짐을 아쉬워하고 있다.
‘달빛신라역사기행’은?
(사)신라문화원 (원장:진병길)의 주관으로 올해 11회째를 맞이하는 달빛신라역사기행은 경주를 찾는 사람들에게 추억과 넉넉한 마음을 담아주는 의미 있는 행사로 인정받고 있다.
경상북도의 후원으로 이제는 경주는 물론 전국의 대표적인 야간테마관광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은 이 행사는 이제는 그 소문이 퍼져 참가객 들이 전국적으로 확대 되었으며 2004년에만 문화를 사랑하는 가족과 개인들 약 4,000여명이 참가하는 등 이제는 경주의 대표적 야간관광 테마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달빛신라역사기행은 4월 23일(토) 첫 시작으로10월 말까지 매월 보름내지 보름을 전. 후한 토요일 오후 4시 - 밤9시 30분 까지 진행되며 참가비는 저녁, 교통비, 공연비, 안내비, 백등을 포함하여 13,000원(일반), 10,000(회원. 청소년)의 저렴한 가격으로 함께 할 수 있고 (사)신라문화원 (☏ 054-774-1950)으로 신청 접수를 하면 행사에 참가할 수가 있다.
무엇보다 신라문화원 전문위원과 신라문화유산해설사들의 상세한 문화유산 해설이 준비되어 있어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관광객들이나 기업체 단체, 각종 소모임의 테마 여행으로 추천 할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