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유구․유물 대량 발견 경주 컨트리클럽 확장부지에서 경주시 천북면 물천리 경주 컨트리클럽 확장부지내에서 유구와 유물이 대량으로 발견돼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5일 (재)성림문화재연구원(원장 정영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0일부터 현재까지 이 일대에 대한 발굴조사 결과 고려시대~근대로 추정되는 석실 및 목관묘 등 총 79기가 확인됐으며 유물은 고려시대에 매장된 당나라 때의 개원통보(開元通寶)를 비롯한 송나라 때의 동전이 93점, 고려시대 상리단문경(雙禽瑞文鏡) 1점을 포함한 동경 5점, 청동제 도장 1점, 고려와 등 총 675점이 출토됐다. 유적은 북서~남동으로 이어지는 구릉으로부터 북동으로 형성된 지맥의 해발고도 118~187m에 사이의 다소 경사가 급한 지형에 위치하고 있으며 유구는 대부분 풍화암반편이 혼입된 청석암반층에 토광묘, 목관묘, 석실묘, 화장묘 등이 연접하거나 일부 중복되어 축조된 것으로 조사됐으며 확인된 유구는 토광묘 32기, 목관묘 44기, 석실묘 1기, 화장묘 4기다. 수직으로 굴착해 장방형의 평면 형태를 띠고 있는 토광묘는 출토유물이 거의 없는 곳과(1지구) 고려시대의 동경을 비롯하여 청자, 동곳, 장경병, 동전(銅錢) 등이 출토된 곳(2지구)도 있었다. 목관묘는 장방형 형태로 35호 묘의 경우 묘광이 길이 122cm, 폭 42cm의 소형 목관묘인 반면, 11호 묘는 길이 352cm, 폭 174cm, 깊이 136cm에 이르는 대형의 목관묘도 조사됐다. 출토유물은 고려시대의 청동도장, 동경, 동전, 청자완, 서진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석실묘는 1기(2지구)가 확인됐으며 대형의 가공 장대석으로 벽석과 개석을 사용하는 등 유구의 묘격을 대변하고 있다. 화장묘도 4기(2지구)가 확인되었는데 시상으로 다듬잇돌을 사용한 것, 소형 목관을 사용한 것 등이 있으며 34호(2지구) 화장묘 시상대 상부에서 송대(1008~1016년)에 주조된 상부통보(祥符通寶) 2점이 수습돼 유구편년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37호(2지구) 화장묘에서는 성인 남성의 화장된 뼈가 출토되어 토광목관묘가 주류를 이루는 동일 유적에서의 화장묘가 조성된 배경이 주목된다. 조사지역에서 출토된 동전은 당대(621년)에 주조된 개원통보(開元通寶) 8점과 미확인된 2점을 제외한 82점 모두 북송대에 주조된 것으로 유적편년의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동경은 5점이 출토되었으며 양각으로 문양을 시문하고 형태는 원형(圓形)과 팔릉형(八稜形)이 있으며 크기는 8.9cm~13.9cm이다. 한편 유적 내에서 출토된 인골은 부식이 심한 상태로 발견됐으나 일부 측정 가능한 인골의 대퇴골을 통하여 피장자의 신장(身長) 등 고려시대 사람들의 체형연구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다량의 동전(銅錢) 연대판독이 가능함에 따라 공반 출토된 고려청자류, 동경류, 토기류 등의 유물편년에 결정적 단서를 제공해 주고 있으며 금동제 곤충(벌) 문양을 장식한 유물은 출토위치가 머리부분인 점으로 보아 머리띠 장식으로 한 집안을 나타내는 문장(紋章)으로 추정된다. 이 외에도 청동(靑銅印章), 청동서진(靑銅書鎭), 동곳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재)성림문화재연구원 박광렬 조사연구실장은 “이번 조사에서 고려시대 분묘유적이 빈약한 영남지역에서 통일신라의 패망 이후 경주지방이 수도로서의 기능을 잃고 987년 동경(東京)으로 개칭되었다가 다시 1012년에 경주로 개칭되는 등 위상 격하과정에서의 경주를 중심으로 한 영남지역 사회를 이해하고 당시 중앙(개경)으로부터 소외당한 경주의 고려시대 사회․문화상 및 지방귀족 계급을 비롯한 유력 집단의 존재를 밝히는데 중요한 자료를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