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문화재청장에 바란다. 지난 8일 경주를 방문했던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황룡사 9층탑을 레이저로 형상을 재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미국의 레이저전문회사에 그 가능성을 문의해 놓은 상태이며 황룡사 9층탑의 재현이 황룡사 복원의 가장 핵심요소인 만큼 영상으로나마 형상을 재현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누구보다 경주를 잘 알고 경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유 청장의 발언인 만큼 상당한 근거를 가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경주발전과 아울러 황룡사 복원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유 청장에 대해 먼저 깊은 감사를 드린다. 그러나 황룡사 복원문제에 대한 유 청장의 견해에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대부분 황룡사 복원문제를 말할 때 9층탑에만 초점을 맞추어 실현 불가능하다는 견해를 피력하는데 황룡사에 있어서 9층 목탑은 그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총면적이 약 2만여평으로 동양 최대를 자랑하는 황룡사는 한 변의 길이가 280m를 넘었고 이 넓은 사역을 둘러싼 담장과 남문(3칸), 중문(5칸), 탑(7칸), 금당(9칸), 강당(11칸)과 이를 잇는 회랑 등 엄청난 대가람이었다. 또한 탑을 빼고는 대부분이 당장 복원이 가능한 시설물들이다. 지난 76년부터 8년여에 걸쳐 발굴 조사한 결과 유지(遺址)들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고 주요 건물의 초석들도 대부분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복원엔 별 문제가 없다. 뿐만 아니라 황룡사 복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공약사업이기도 하다. 그리고 황룡사 복원은 경주는 물론 대한민국의 관광산업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업이라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 9층탑을 레이저로 형상화하는 것도 좋겠지만 실질적인 황룡사 복원을 위해 초석을 놓는 역사적인 문화재청장이 되시길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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