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경주의 재래시장-살아남는 묘책은■ 재래시장 환경개선에 따른 질적 향상 필요 기관·상인·시민 재래시상 살리기 한마음 돼야 지역 농·축·특산물 시장에서 판매해야 한다 지역경제에 큰 축을 지탱하고 있던 경주지역 재래시장이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경주시의 발걸음 또한 바쁘다. 경주시는 지난 14일 경주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인 성동시장 1차 환경개선사업을 끝내고 준공식을 가졌다. 성동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시는 지난해 10월 사업비 16억여원(국비 60%, 시비 40%)을 들여 시장입구에 조형물을 설치하고 뒷상가 및 먹자골목 284m에 아케이트 설치, 하수도 정비 600m, 전기소방시설, 바닥정비, 와이드칼라 250점을 게시하는 등 새롭게 단장했다. 경주시는 현재 성동시장 뿐만 아니라 중앙시장, 안강·감포·양남·산내시장 등 전통적인 재래시장의 환경개선사업을 통해 침체된 재래시장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재래시장에 60여억원 투입 성동시장 올해말 환경개선 마쳐 ▶변화하는 재래시장=경주시는 지난 14일 성동시장 환경개선사업 1차 준공에 이어 올해 연말까지 24억5천만원(국비 60%, 시비 40%)을 더 투입해 864m의 아케이드를 더 설치하는 등 마무리 환경개선을 할 계획이다. 중앙시장은 15억원을 들여 아케이트 설치 430m, 바닥 및 하수도 정비 500m, 지하주차장 정비 및 내부리모델링 등을 오는 10월 20일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 안강시장의 경우 2003년 1차, 2004년 2차 준공에 이어 내년 1월 준공을 목표로 18억3천300만원을 들여 종합상가와 옥상 주차장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산내·감포·양남시장의 경우 현대화로 지역 특성에 맞는 시장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산내시장은 2억원(도비 1억원, 시비 1억원)을 들여 화장실 맟 번영회 사무실을 신축 중이며 상하수도 시설을 오는 연말까지 마치게 된다. 감포시장은 향후 70억원을 투입, 현 주차장부지에 800여평에 달하는 상가를 신축하고 여기에 회센터와 건어물, 회식당, 휴게실, 화장실 등을 갖출 방침이다. 그리고 구 재래시장부지는 주차장과 근린생활시설로 활용할 방침이다. 양남시장은 재경부 소유의 국유지를 매입 후 2억원을 들여 장옥신축과 주차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경주시, 각 지역별 재래시장 특화상품으로 활성화 계획 ▶환경개선에 따른 후속조치는=백 시장은 지난 14일 성동시장 환경개선사업 1차 준공식에서 “금년 6월경 성동시장 주차장 문제해결과 아울러 시설 면에서도 백화점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 성동시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시는 재래시장 이용확대를 위해 지역사랑 상품권 개발, 상품포장제 개선, 택배지원 및 인터넷 개설, 시장 이용객 서비스 강화를 위한 시범 재래시장 운영 등 문화관광도시에 걸 맞는 재래시장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결연사업을 비롯한 매월 넷째주 금요일을 재래시장 이용의 날로 지정해 운영하고 유관기관을 비롯한 기관 단체와 기업체 등에 협조를 구할 방침이다. 시는 또 읍면지역 재래시장은 지역에 맞게 특화한다는 계획이다. 감포시장은 특산물인 참전복을 비롯한 멸치젓, 청정미역을 특화품목으로 개발해 시판하고 안강시장은 안강참기름을 비롯한 찰토마토와 돔배기를, 양북어일시장은 산나물과 전통명주, 산내시장은 더덕, 곤달비, 산나물 등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물을 상품화해 나갈 방침이다. 중소기업청 종합대책수립 ▶중소기업청의 정책은=중소기업청은 올해 재래시장 활성화 종합정책을 수립하고 올해 3월1일부터 ‘재래시장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맞춰 시설개선과 경영현대화에 1천268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내용은 △재래시장 상거래 IT화 지원 △전국 어느 시장에서나 사용이 가능한 공동상품권 발행 △저온·냉동 창고 및 공동작업장 등 공동사업 지원 △시설개선을 통한 편리한 쇼핑환경 조성 지원 △농수산물 취급점포 시설개량 및 상품·포장용기 디자인 개선 △새로운 재래시장을 만들기 위한 상인교육, 청년상인육성, 실업계 고교생 점포경영 체험 △이벤트, 경품행사 등 고객유치를 위한 마케팅 활동지원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효율적인 지원체계 구축 등이다. 경주시 구 KT부지 주차장 추진 매입가 두고 양측 이견으로 지연 ▶재래시장 상인들의 반응은=성동시장의 상인들은 변모한 시장 환경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그러나 현재 경주시가 추진 중인 구 KT부지의 주차장 추진이 조속히 이뤄지지 않으면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경주시가 추진 중인 구 KT부지 매입의 건은 시가 시의회로부터 매입 승인을 받았지만 가격 문제로 두 기관이 합의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경주시가 이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감정을 의뢰한 결과 감정회사로부터 44억원이라는 가격이 나와 KT측에서 난색을 표명하고 있으며 시는 오는 6월경에 다시 감정회사를 정해 재 감정을 실시할 방침이다. 시장의 환경이 개선되면서 이 일대의 임대료 인상도 세입자들로는 부담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입구에서 25년 동안 장사를 해 온 이모(남·58)씨는 “성동시장이 깨끗하게 정비되면서 상가건물을 갖고 있는 주인들이 임대료를 인상한 곳도 있고 인상을 하려는 곳도 있다”며 “장사는 크게 나아질 것이 없은데 임대료만 인상되면 오히려 영세한 상인들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소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윤옥자(여·56)씨는 “경주에 대형마트가 생기고 나서부터는 새벽 6시에 문을 열고 저녁 8시까지 팔아도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울 만큼 어렵다”며 “그나마 자기 점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덜하지만 임대해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하루 벌어 하루살기에도 빠듯하다”고 하소연했다. 윤씨는 또 “요즈음은 경주 인근지역에서도 장사를 온 사람들이 많아 시장 상인들이 더욱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며 “시설만 그럴 듯 하 게 잘 지어 놓는 게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이 시장을 찾아와서 편리하게 주차할 수 있도록 주차공간을 빠른 시일 내에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 내에서 떡 집을 운영하고 있는 “시설개선을 했기 때문에 시민들이 좋은 조건에서 시장을 이용할 수 있어 장사가 예전보다 나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재래시장이 활성화되려면=침체된 지역재래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시설의 현대화 못지않게 특성화와 전문화가 필요하다. 산내와 안강, 감포시장의 경우 지역 특성이 뚜렷하지만 경주지역 최대 시장인 성동시장 그리고 중앙시장의 경우 현대화시설로 변모해도 문화관광도시라는 특성을 지닌 경주에 맞는 활로를 찾는 것이 쉽지는 않다는 것이다. 현재의 성동시장으로서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구매의욕을 갖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중장년 이상의 서민층을 제품이 많으며 대형마트를 선호하고 대부분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는 젊은 주부층의 잡기 위해서는 상인들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지적이다. 한 상인은 “지금 성동시장과 중앙시장 등에는 대부분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영업을 하고 있어 영업방법의 변화는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젊은 층이 시장에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재래시장의 경우 비록 제품의 질이 좋은 것이라도 상품실명제나 원산지 표시 등이 아직 완전히 정착되지 않아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또 시가 환경개선사업에 따라 깨끗한 시설을 갖추더라도 각 영업장의 철저한 위생관리가 뒤따라야 하며 손님을 맞는 친절 교육 또한 필수 조건이다. 현재 정부의 추진 하에 전국재래시장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는 곳은 포항 죽도시장과 청주·청주시장, 횡성·화천시장 등이다. 경주시도 상품권발행을 검토 중에 있다. 이에 맞춰 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축·특산물과 소비제품이 재래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물류비 지원이나 기관을 통한 홍보 등을 서둘러야 한다. 재래시장은 덤이 있어 흥정이 있어 찾는다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훈훈한 인정에 깨끗한 시설, 질 좋은 상품, 시대에 맞는 영업만이 살길이다. 지금 천년고도 경주는 살아남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경주를 찾는 많은 관광객들이 볼거리만 보고 서둘러 경주를 벗어난다면 경주 경제의 희망은 없다. 문화관광지와 재래시장이 상호 보완작용을 할 수 있도록 관광객들이 재래시장에서 훈훈한 정과 만족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경주시와 상인들 시민들은 마음을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다.